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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팔아라” 증권가, 이례적 ‘매도’ 사인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에코프로 관련 주요 증권사의 첫 매도 의견이다. 목표주가는 기존의 15만8000원에서 45만8000원 선으로 올렸으나 이는 이날 종가인 64만2000원의 71% 수준에 불과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현 시가총액이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 현재 기준 좋은 주식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요국의 탄소 중립 경제 전환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의 탈중국 기조 등이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60개월 이후의 상황까지 앞서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시장의 우려 속에 에코프로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끝내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 거래일 대비 16.78%(12만9000원) 하락한 64만 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양호한 실적 발표를 토대로 장중 한때 82만 원까지 올랐던 것과 대비하면 한나절 만에 21.95%가 빠진 셈이다.
자회사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6.28% 하락하며 강세 흐름이 꺾였다. 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홀드)로 하향했다. 현 주가가 2027년~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올랐다는 판단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른 양극재 사업에서의 유리한 지위와 신규 고객사 확대에 따른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도 “업황 호조와 기대감을 반영한 목표주가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은 과열 상황을 반영해 추가적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개인 수급은 더 몰리는 모양새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며 일부 빠져나가는 듯했으나 새로운 수급이 채워지고 있다. 이날 에코프로 주가가 하락하는 사이 개인은 1조7579억 원어치 매도하고 1조8773억 원어치 매수하며 결국 119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많이 판 만큼 사겠다는 개미도 많았다는 것으로, 이날 에코프로 거래량의 301만 건 중 268만 건이 개인 투자자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27억 원, 기관은 11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주가 하락 와중에도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 이날 73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역시 889억 원어치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511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주가 흐름은 유튜브에서 출발한 ‘포모’(FOMO·남들은 다 돈을 버는데 나만 소외됐다는 두려움) 주식이 되어버린 탓에 기업 본연의 가치와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식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지금의 주가 상승세는 얼마 남지 않았으며 단기에 급등한 만큼 현시점에서는 주가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