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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만난 이칠환 빈센(VINSSEN) 대표는 “전기·수소전기선박은 미래 해양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관련 기술은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7년 10월 이 대표가 설립한 빈센은 친환경 선박 제조전문기업이다. 대우조선해양 출신인 이 대표는 당시 조선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자 동료들과 회사를 나와 빈센을 세웠다.
그는 “선박 관련 사업을 구상하다가 문득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나 모터를 선박에 걸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무작정 전기선박 분야에 뛰어들었다”며 “대우조선해양 시절 인적 네트워크로 사업을 시작했고, 당시 협력사에서 만났던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빈센이 개발 중인 친환경 선박은 △레저용 전기선박 2종(8.2m·12m) △해상단속용 전기선박(12m) △수소연료전지선박(10m) 등 총 4개 모델이다. 이미 8.2m 레저용 전기선박은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본사가 있는 전남 영암 인근 해상에서 시운전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시제품은 테슬라 전기차 모델S ‘P100D’와 비슷한 힘을 낸다”며 “12m급에는 그 두 배 이상 출력을 낼 수 있는 배터리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울산시 측에서 수소기반선박을 만들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와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선박 건조 기술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주관기관으로까지 선정됐다”고 멋쩍게 웃었다. 현재 울산 규제자유특구에서는 수소연료전지선박 실증사업을 포함해 국제해사기구(IMO) 규격에 맞는 친환경 선박 관련 법제화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빈센은 올 연말까지 10m급 수소연료전지선박 건조를 마치고 내년 1월부터 태화강에서 본격 실증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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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하게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덕분에 대기업과 협업도 활발하다. 현대차와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을 협상 중이다. 삼성SDI는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덴마크 기업 ‘댄포스’(Danfoss)는 전기추진장비를 빈센에 공급하기로 했다.
사업 구상도 이미 마쳤다. 국내에서는 어민을 위한 친환경 선박추진장비 공급에 집중한다. 현재 어민들이 사용하는 선박추진장비는 볼보나 야마하 등 외국산이 대다수인데, 이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은 전기선박 완제품으로 승부를 건다. 현재 전 세계 레저용 소형선박은 약 2700만척 규모로 추산된다. 이 대표는 “2700만척 중 1%만 공급해도 27만척이나 된다”며 “추진 장비나 선박 건조 기술은 자신 있고, 인력만 꾸준히 확보하면 세계 1등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빈센은 신용보증기금과 엑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유치한 20억원 규모 투자금과 울산 규제자유특구에 참여하면서 10억원가량 지원금도 확보했다. 이 대표는 “내년 규제자유특구 실증 사업을 시작으로 ‘바다 위 테슬라’로 친환경 선박시장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