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9년 이후 3년 만에 중국을 찾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유럽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사진은 5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내리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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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프랑스24 방송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 5일 중국을 방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오는 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 기간 중국을 찾는다. 두 사람은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양자회담, 삼자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회담 핵심 의제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도착 직후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대화가 (평화를 위해) 필수”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기자들에게 “중국은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 분쟁에 즉각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바꾸면 러시아 또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도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평화안을 제시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중국 측은 경제협력 강화를 바라고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프랑스 등 유럽과의 교역 강화를 통해 출구를 찾기 위해서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중국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선 안 된다”며 “프랑스는 중국과 통상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번 방중에 프랑스 기업인 60여명을 대동하는 점은 중국의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유럽 비행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이미 중국 측과 수십대 규모 제트기 계획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와 중국도 현재 표류하고 있는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 시행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양 지역 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CAI는 2020년 협정이 타결됐으나 이후 양측 관계가 악화하면서 유럽의회 비준을 못 받고 있다. 다만 중국 견제론자로 꼽히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이런 논의에 호의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