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이 뒤늦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존재를 언급한 것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이자, 지난해 유행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처럼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감 탓이라고 했다.
2016년 7월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공사는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발 바이러스 CORONA, 北은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북한이 1월말 돼서야 우한 폐렴을 언급한 이유와 북한 당국의 방역 실태 및 개선방안 등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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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적 유행하고 있으나 북한이 지난달 말 돼서야 그 존재를 언급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 언급 이후 신종 코로나 대응이 나라의 존망과 관련한 정치적 문제라며 대대적인 보도에 나선 것에 대해선 “북한 정책의 모든 출발점은 김정은 원수의 만수무강과 안녕 보장”이라면서 “제대로 방역사업을 못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과 잘못 대응했다가는 지난해 유행한 아프리카돼지열병처럼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에 실패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봤다. 해외 언론 보도에 의하면 평안북도에서 수많은 돼지가 죽어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는 북한이 방역에 취약한 근본 원인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꼽았다. 태 전 공사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수의 방역시스템이 무너진 데다 (김정은이) ‘자력갱생’을 내세우면서 가정이나 학교, 탁아소, 기업 등 개인 부업으로 축산을 장려하는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며 “이러한 개인 부업경리는 방역 관리 체계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 농가는 물론 도시에 있는 아파트에서도 화장실에서 돼지를 키우고 베란다에서 닭과 오리를 치는(기르는) 집들이 많아졌다”며 “주민들로서는 배급을 주지 않으니 베란다, 화장실에서까지 가축을 키워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당국으로서도 금지시킬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특히 “재난관리에 있어 비효율성과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재난을 총괄하는 기구가 비상설로 존재한다”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방역에 필요한 기초적인 장비나 시설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또 “이번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서도 마스크가 없어 주민들에게 손수건으로 입을 막으라고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소독차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선 남북이 공동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협력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보건이나 방역에 있어서는 사실 한반도는 하나의 권역”이라며 “예를 들어 조류 인플루엔자를 퍼트릴 수 있는 철새나 말라리아를 품은 모기들은 언제든 태백산맥을 통해서 남과 북을 오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염병 문제들은 남북이 경계를 그어서 따로 따로 해결하려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자존심을 세우지 말고 방역에 필요한 기초적인 장비나 설비를 지원해 달라고 국제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꼬집으면서 “모쪼록 남북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