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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에 돌입하며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전구체 자립도를 높여 K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전구체 생산 전문업체로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다. 전구체는 전기차에 사용하는 2차전지 소재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전 단계의 원료다.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에 사용하는 전구체를 주로 제조한다. 에코프로(086520)와 국내 최초로 고용량 하이니켈 전구체를 양산했으며, 세계 최초로 NCM811(니켈 비중 80%) 및 NCM9½½(니켈 비중 90%) 전구체 개발에 잇달아 성공했다. 현재 연간 전구체 생산능력은 5만t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이며, 세계 시장 점유율로는 5위에 해당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원재료 활용부터 전구체 생산까지 통합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다른 업체의 경우 가격이 비싼 니켈 브리켓을 주로 활용해 전구체 원료인 황산니켈을 생산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저순도 니켈을 황산화해 순도를 높이는 RMP(항산화) 공정과 전구체(CPM) 생산 공정을 통합한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652억원으로 전년(3429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3억원에서 390억원으로 139.3% 늘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번 상장을 통해 증가하는 전구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설비투자와 원재료 매입에 나설 전략이다. 연간 전구체 생산능력을 5만t에서 오는 2027년까지 21만t으로 늘리기 위한 증설도 진행한다. 외부 판로 확대에도 주력한다. 현재는 생산 전구체 대다수를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소비하지만 4년 뒤에는 외부 판매 비중을 최대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평가 논란 ‘스멀스멀’…기준 따라 엇갈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술력과 증설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공모가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번 상장에서 희망 공모가를 3만6200~4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를 정하기 위한 적정 시가총액 산정 과정에서 비교(Peer)그룹으로 국내 양극재 업체인 포스코퓨처엠(003670), 엘앤에프(066970), 코스모신소재(005070) 3곳과 중국 전구체 업체 CNGR 1곳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전구체 업체보다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이 높은 국내 양극재 업체 위주로 비교그룹을 선정하며 공모가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산정에 최종 선정된 종목은 양극재 종목으로서 멀티플이 높은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전구체 피어 대비 양극재 피어 멀티플을 적용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이 확산하고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하는 요인이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기차의 수요 둔화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과 공장 가동률 감소, 판매 가이던스 축소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번 상장에서 1447만6000주를 공모한다. 100% 신주모집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공모금액은 6369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1300억원이다.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7112만2158주 중 유통가능물량은 1330만1400주로 19.7%다. 보호예수물량은 5782만758주로 81.3%다. 상장 후 6개월 후에는 기존주주 보유 지분인 2162만3653주(30.4%)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30일부터 11월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일반청약은 내달 8~9일 진행한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11월17일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