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최근 나란히 중국 반도체 공장에 들어갈 장비 발주에 나서면서 올 한해 ‘반도체 슈퍼사이클’ 투자 포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유진테크(084370), 원익IPS, 테스(TES) 등 반도체 증착장비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잇달아 장비를 수주하며 수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어 신성이엔지(011930)와 피에스케이, AP시스템, 유니테스트 등 다른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추가로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점쳐진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24조원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1조원 등 총 35조원을 반도체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 시안 2공장 증설을 결정하고 현재 국내외 장비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장비 발주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에 특화한 시안 2공장 투자 규모는 8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이를 통해 반도체 원판(웨이퍼) 기준 월 5만 5000장을 추가로 생산할 방침이다.
테스(TES) 역시 삼성전자와 중국 시안 2공장에 쓰일 장비를 256억원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공급액은 전년 매출액의 15.46%에 해당하며, 납품은 오는 6월 10일까지 하기로 했다. 테스 역시 원익IPS와 함께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 분야 강자로 꼽힌다. 이 밖에 와이아이케이는 삼성전자와 61억원 규모로 반도체 검사장비를 납품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 D램 메모리반도체 공장에 쓰일 장비 발주에 착수했다. 다만, 이번 중국 우시 공장 투자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증설이 아닌, 노후화한 설비를 교체하거나 공정 미세화를 위한 보완 투자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투자액은 2조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중국 투자와 관련, 우선 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130억원 규모로 반도체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금액은 전년 실적의 5.03%에 해당하는 규모로 장비는 오는 2월 10일까지 납품하면 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0㎚(나노미터) 안팎 미세회로 반도체 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원자층증착장비(ALD)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2공장에 이어 국내 평택 2공장 투자 등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에 이어 이천과 청주 등 국내 투자를 예정한다”며 “내년까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되는 만큼 장비기업들 수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은 719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689억달러와 비교해 4.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내년에도 반도체 장비시장은 761억달러 규모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