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학자들은 큰 틀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 탓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4월을 시작으로 5~7월까지 평년(1991년부터 2010년까지)보다 더울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4월에 초여름 현상이 닥친 것 자체가 이례적인 현상이며, 기후변화의 사례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한번 나빠지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냉동실에 얼렸다가 다시 얼린다고 해도 원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처럼 기후변화는 늦출 수는 있어도 되돌리기는 참 어렵다”며 “4월에 이례적으로 더위가 찾아온 것도 기후변화의 한 사례로 주시해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태평양 고기압..5~7월 더 더워
과학적으로 이번 더위는 어떻게 찾아왔을까. APEC 기후센터에 따르면 2012년 이후 4~5월은 80% 이상 더운 날이 계속 이어지면서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지난 50여년 전과 비교하면 3월에는 2도 이상 기온이 상승했고, 4월은 0.6도, 5월은 1.3도 가량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도 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 APEC기후센터가 11개국 15개 APEC 회원국 기상청, 연구기관으로부터 모은 전지구 예측 모델의 300개 이상 자료를 모아 확률예측기법으로 계절예측을 하자 5~7월 기온은 평년 보다 더울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반도에서 5월 기온예측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70%에 해당한다.
이우섭 APEC 기후센터 기후분석과장은 “올해 4월 날씨는 기후 변화의 영향의 탓으로 볼 수 있다”며 “센터에서 내는 예보 예측 결과값을 보면 올해 5~7월은 모두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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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일반적인 기후변화는 기후변화는 자연적 원인(태양에너지 변화, 지구공전궤도 변화, 화산활동, 자연변동성 등)과 인위적 원인(온실가스와 에어로졸 배출, 토지이용 등)으로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도 기후변화를 빠르게 만드는 주범이다.
우리나라 특성상 중위도에 있어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기후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 인도양 영향, 티벳 고기압 등 지정학적으로 다양한 변수들이 영향을 주고 받는다. 우리나라 위치가 중위도라는 특성상 극지방이나 적도 지역과 달리 기후 변동성을 경험하기 쉬운 구조다. 가령 바나나 재배 지역이 올라오거나 사과가 강원도서 자라는 등 현상도 빨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를 해나가야 할까. 현실적으로 기후변화를 막기는 어렵고 이전으로 되돌리기도 힘들다는 게 과학계 중론이다. 다만 온난화 추세를 늦추기 위해 각종 과학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지난 10여년전 현재를 예상한 최악의 탄소배출량 보다 현재 탄소 배출량이 더 많은 실정이다. 당장은 에너지 전환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탄소포집저장 기술(CCUS)를 비롯한 각종 신기술 개발을 계속하는 한편 과학적 원리 규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수종 교수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바로 포집하고 저장하는 부분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과학적으로 에너지 전환 대책 방안을 만들고, 에너지 생산량을 예측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일본 등 대비 부족한 기후변화 모니터링, 시뮬레이션 등을 위한 투자도 시급한 부분이다. 정 교수는 “공학적인 대응 인프라 마련도 시급하지만, 과학적으로 원인을 파악하는 연구도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며 “연구비도 주로 공학, 기술 분야에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는 과학적인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에도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