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산업, 탄소 중립 대비해 포트폴리오 조정·정부 지원해야”

'2021 석유컨퍼런스'서 탄소중립 대응 논의
수소·해상 풍력·CUU 활용 등로 역량 전환 필요
"탄소 중립 투자 세액 공제 수준을 높여야"
  • 등록 2021-12-21 오후 5:41:50

    수정 2021-12-21 오후 5:41:50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정유업계 대응 전략. (자료=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데일리 박민 기자] 석유 산업이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해 고부가가치 영역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정유업계에는 산업 경쟁력 유지와 혁신을 위해 정부 차원의 세제·연구개발(R&D)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재승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은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 석유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도 석유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재이자 핵심적인 전략 산업“이라면서 “그러나 글로벌 탄소 중립 추진에 따른 치열한 생존 경쟁이 발생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거대 인프라 산업의 변신 요구, 시장 통폐합 등이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급변하는 석유산업 환경에서 정유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영역을 중심으로 한 석유산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수소와 해상 풍력,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UU) 활용 등 인근 영역으로의 전환 역량이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해)국경 간 탄소 조정 및 탄소세를 대비한 프로세스별 탄소 감축에 나서야 한다”며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관련 정보 및 국제 규제 관련 동향에 대한 정보 분석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유업계는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해 수송용 유류 등 정유 사업 비중은 낮추고, 석유화학·윤활유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소 생산 설비 용량을 늘리고, 수소연료전지 사업이나 수소충전소와 같은 유통 분야의 진출도 대응전략으로 꼽혔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석유 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산업으로 세계 5위 정제설비와 높은 에너지 효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산업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며 “정책적 지원 없이 급진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질 경우 석유 제품의 수출 기회를 상실할 수 있고, 일자리 감소와 연관 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탄소 중립 투자 세액 공제 수준을 높이고, 탄소 중립 연료 생산 보조금 및 정부 의무 구매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탄소 중립 기술 투자 리스크 감소를 위한 전환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투자 세액공제율은 1%(신성장원천기술 대상 3%)로 최대 10% 세액공제를 하는 일본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구 교수는 정유업계의 탄소 중립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적인 탄소 중립 기술의 경우 개발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민간 투자만으로는 적정 수준의 투자가 어렵다”며 “탄소 중립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에 대한 정부 R&D 지원 비율 제한을 완화하는 등 차별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향후 수송용 연료 수요가 급감에 따른 주유소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대비해야 하는 부분이다. 구 교수는 “10년 내 전국 주유소 적자 전환 및 폐업이 우려된다”며 “현행 주요소 내 설치 가능한 건축물에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추가하는 등 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활성화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석유산업의 탄소중립 추구에도 석유수요는 2040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며 견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석유 수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 운송용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석유를 대체할만한 자원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권 센터장은 “전 세계 인구수는 2020년 현재 78억명에서 2040년 92억명, 2057년에는 10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석유 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라며 “특히 현재 석유 생산량의 약 60%가 운송용 연료가 사용되고 있지만, 항공이나 선박 등에서 이를 대체할만한 자원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하기힘든 상황인 만큼 탄소감축을 위해 CCS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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