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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8일 강원도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가명정보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재한 이날 보고회에서 카카오뱅크는 금융 소외계층인 `씬파일러`를 위한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소득, 직업을 기준으로 대출을 실행하기에 청년, 주부 등은 불리한 측면이 있었으나, 통신사 정보와 신용평가 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이들을 위한 대출 공급플랜을 세울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명정보 결합을 신청하고 한 달여 만에 금융보안원에서 비식별 조치를 거쳐 결합된 데이터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재식별 가능성은 데이터 자체적으로도 없고, 시스템적으로도 가명정보 결합을 다루는 사람은 개인정보 접근권한에서 제외시키기에 재식별 및 유출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혹시라도 모를 가능성을 위해 결합전문기관인 금융보안원에서 특정될 수 있는 극단값은 범주화 처리까지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카카오뱅크 사례와 더불어 국립암센터에서 △가명처리된 사망정보를 암 정보와 결합해 사망원인을 분석한 사례 △암 환자의 합병증 및 만성질환 예측 연구 사례 등도 소개됐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데이터 제공 꺼려…번거로운 절차도 부담”
다만 아직 가명정보 제도가 시행된 초기라 데이터 결합을 통한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가명처리 기준 및 결합신청 절차 등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부분도 많다는 전언이다.
이날 사례를 발표한 카카오뱅크도 통신사 정보 외에 핀테크 플랫폼의 소액결제나 개인사업자 정보, 연말정산 등 공공정보를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더욱 고도화하려고 추진 중이지만, 외부 데이터를 구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하소연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외부 기관 중 가명정보 결합에 대해 평판리스크를 걱정하는 곳들도 있고,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데이터 제공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합 제도에 대한 홍보가 많이 이뤄져 기업·기관들의 불안감이 우선적으로 해소돼야 여러 분야 간 데이터 결합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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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감안해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날 `가명정보 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개인정보위는 `현장의견 반영한 규제혁신` 16개, `어디서나 활용 가능한 맞춤형 지원` 10개 등 총 26개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주요 추진과제를 살펴보면 결합전문기관의 기능을 사전 가명처리, 컨설팅, 분석 등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으며, 국토·의료 등 분야별로 특화된 결합전문기관 출현을 유도해 전문기관을 27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결합절차를 간소화해 기간을 종전 40일에서 20일로 단축시키고, 반복적·주기적 결합은 반출심사위를 면제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수요기관-보유기관-결합전문기관 연계를 지원하는 매칭 지원시스템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에는 가명정보 활용을 원스톱 지원하고 소통·협업이 가능한 온라인 시스템도 구축한다. 내년에 가명처리 지원센터를 4개 더 늘릴 계획인데, 이들끼리 서로 연계해 전국 어디서나 지원받고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가명정보 파기 및 관련 기록 3년이상 보관 의무화 △연건 600명 가명처리 전문인재 양성 △소규모 스타트업 데이터 결합 및 구매비용 지원 확대 등의 과제가 추진된다. 개인정보위는 법령 개정 없이 개선 가능한 과제는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하고, 법령 개정과제는 개인정보보호법·시행령 개정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