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달 노조 회계 가이드라인 마련…공시 시스템도 구축

조합원 열람권 보장·감사 확대 등 법·제도 개선
‘글로벌 스탠다드’ 부합 노동법·파견법도 손봐
임금·이중구조 대책 4월 발표…노동개혁 초석 다지기
與 “귀족노조 반드시 개혁” vs 민주노총 “노조법 훼손”
  • 등록 2023-02-20 오후 6:50:33

    수정 2023-02-20 오후 10:40:34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회계 공시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임금과 이중 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계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노조에 대해 과태료 부과와 정부지원금 중단 및 환수 등을 포함한 초강수 카드를 내놓음과 동시에 향후 노동개혁 완수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노조 회계 투명성 관련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대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정부는 노조 압박과 함께 관련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노조 회계 공지 시스템 구축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국제 기준에 맞춰 조합원 열람권 보장, 회계 감사 확대 등 전반적인 법·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며 “3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노조의 불법·부당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법·제도 합리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조만간 입법 예고하고, 파견 등 노동법의 전반적·근본적 개선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거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임금과 이중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종합 대책을 4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집권 여당도 정부와 궤를 같이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회계 장부 비치 증빙자료 제출 요구에 대형노조 327곳 중 63%가 조직적으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불투명한 회계로 거리를 점령하고 주말의 휴식을 앗아가는 귀족노조는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정부의 회계자료 제출 요구 및 조사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격권이 포함된 노동은 종속된 관계에서 이뤄지기에 특별히 노동관계법으로 규율한다’는 원칙이 노조를 향한 총공세를 벌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붕괴하고 있다”며 “노조 공격을 위해 노조법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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