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기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혼합현실(MR) 디바이스(제품)과 메타의 거대언어모델(LLM) ‘라마’를 어떻게 인공지능(AI) 디바이스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 얘기를 나눴습니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LG전자 CEO인 조주완 사장 등을 만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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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저커버그가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찾은 곳은
LG전자(066570)였다. 최근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마찬가지로 AI 사업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AI 생태계 협력 국가로 한국을 점찍는 모양새인 것이다. 메타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확장현실(XR)·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차세대 XR 디바이스와 AI 반도체 개발이 필요한 만큼 이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과 손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타 코리아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 10년 만에 방한한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메타의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라마3’ 구동에 쓰일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논의를 하고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확장현실(XR)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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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와 비빔밥 오찬…내년 LG·메타 XR기기 출시”저커버그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조주완 CEO와 한식인 비빔밥을 함께 하며 회동했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과 박형세
LG전자(066570) HE사업본부장도 참석했다. 두 회사는 이 자리에서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양사는 회의를 통해 메타 XR 헤드셋인 ‘퀘스트 3’를 비롯한 차세대 XR 기기 개발 논의에 집중했다. 조 CEO는 퀘스트3와 메타 스마트글라스인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는가 하면, 메타가 선보인 다양한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있게 살폈다. 그간 조 CEO는 XR 기기가 모바일 외에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 LG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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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메타 퀘스트 설계·제작에 참여 중이다. LG전자는 하드웨어 기술력을, 메타는 AI와 메타버스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차세대 기기 개발에 각각 투입하는 식이다. 메타는 2016년부터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헤드셋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일부 기능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사 하드웨어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프리미엄 하드웨어 개발에 강점을 갖는 LG전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의 XR 기기 출시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저커버그 CEO와의 오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메타와 협력하는 XR 기기 상용화 시점은 내년은 돼야 할 것 같다”며 “콘셉트는 잡았고 현재 발전 단계에 있는데, 이는 시장의 요구사항 반영과 더불어 차별화되는 제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 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오후 국내 확장현실(XR)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로 들어서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5개 이상의 XR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공개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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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 저녁회동…“AI반도체 전방위 협력 가능”저커버그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으로 이동해 메타코리아 사옥을 찾았으며 XR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저녁 일정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이 회장과 AI 반도체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 동문인 두 사람은 그간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친분이 깊은 사이인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에선 두 사람이 메타가 개발 중인 LLM ‘라마 3’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메타의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빅테크들의 LLM과 생성형 AI 등 AI 경쟁이 격화하면서, 메타 역시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메타는 올해 말까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인 ‘H100’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AI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자체 반도체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AI 산업은 발전하는데 이를 구현할 AI 반도체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이 모두 있어 전방위적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메타는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와도 생성형 AI 협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자체 LLM ‘가우스’를 탑재하며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