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사, 너도나도 ‘재생’ 열풍...탄소중립에 사업기회까지

SK루브리컨츠, 폐윤활유 재생 사업 본격화
DL케미칼, 재활용 원료 적용한 ‘물류 필름’ 개발
롯데케미칼, PCR-PP 소재로 일본 시장 첫 진출
“탄소 중립과 ESG 경영 기조로 재생사업 활발”
  • 등록 2022-07-07 오후 6:10:57

    수정 2022-07-07 오후 9:24:51

[이데일리 박민 기자] 석유화학 기업들 사이에서 ‘재생’ 열풍이 거세다. 차량용 윤활유나 비닐과 플라스틱 등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정제 과정을 거쳐 기존 제품 또는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생 열풍은 전 세계적 탄소 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와 궤를 함께 하며 기업에는 신사업 기회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이 양산하고 있는 재생플라스틱 소재.(사진=롯데케미칼)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폐윤활유 재생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차량용에 쓰이는 윤활유를 재활용하는 사업으로, 수거한 폐윤활유를 1,2차 정제를 거쳐 윤활유의 원료인 ‘저탄소 윤활기유’로 다시 제조한다. 이 재생원료는 기존과 동일하게 윤활유 제품 생산에 쓰인다.

폐윤활유는 그동안 불순물 처리 문제로 난방용이나 발전소 연료유 등 단순한 열원으로만 사용되는 경유가 많았다. 이렇다 보니 소각 과정에서 탄소배출도 많았지만, 이번 재생 사업을 통해 윤활유로 다시 쓰이는 만큼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볼 수 있게 됐다.

SK루브리컨츠는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 폐윤활유 수거·정제 기업과 다자간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 관계자는 “폐윤활유 재활용은 신사업이다 보니 아직 관련 제도가 미비하다”며 “산업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추출해 물류 포장용 필름이나 포장재, 화장품 용기 등으로 재사용하는 사업도 한창이다.

DL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DL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재활용 원료가 30% 적용된 기계 포장용으로 쓰이는 ‘물류 필름 원료’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물류필름 원료는 제주개발공사가 생산하는 국내 1위 생수 ‘제주삼다수’의 포장용 필름을 만드는 데 시범 적용된다.

DL케미칼 관계자는 “기계 포장 방식에서 사용되는 필름은 기계의 강한 힘을 버티는 높은 질김성이 요구돼 폐비닐 등의 재활용 원료로는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당사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소재 ‘D.FINE’(디파인)을 적용해 포장 물류 필름으로 재활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 등 사용후 재활용 소재가 50% 적용된 PCR-PP 소재를 들고 일본 시장에 첫 진출했다. 이 소재는 일본 유명 화장품 회사인 ‘코세 코스메포트’에서 다음 달 출시하는 제품 용기에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1년여에 걸친 품질 인증과 샘플링 작업으로 일본 고객사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것”이라고 자부했다.

한화솔루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해 재활용 폴리에틸렌(recycled PE) 사용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지난 4월부터 rPE 포장백을 여수와 울산 공장에서 출하되는 자사 제품 포장에 사용하고 있다. rPE는 각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폐플라스틱을 고품질 재생 원료로 가공한 소재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산업용 재생 포장백을 시작으로 생필품 포장재,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rPE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해당 분야의 기업들과 MOU를 체결하는 등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력과 연구개발(R&D)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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