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도 1위 지킬까"…LG화학의 '불안한' 전기차 배터리 선두

3월 파나소닉에 1위 자리 내줘
LG화학 그간 공급처 늘려 점유율↑
CATL·파나소닉도 다변화 나서
"빅3사 순위 변화 예의주시할 필요"
  • 등록 2020-05-18 오후 4:39:03

    수정 2020-05-18 오후 9:52:3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이 분기 처음으로 차지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를 2분기에도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3월엔 파나소닉이 다시 1위를 올라선 것으로 조사된 데다 전통 강자로 꼽히는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고객사 확장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소재 시장조사업체 ‘애더머스 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는 3월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이 3.8GWh로 1위를 회복했다고 집계했다. 1·2월 1위를 달렸던 LG화학(051910)은 3월 2.2GWh로 1위 자리를 내줬다.

1분기 배터리 탑재량 격차도 크지 않았다. 1분기 LG화학 6.07GWh, 파나소닉 6.05GWh로 1·2위 간 탑재량 차이가 불과 0.02GWh에 그쳤다.

국내 기반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결과 역시 비슷했다. 1분기 1위는 LG화학이지만 3월만 놓고보면 파나소닉 2.3GWh, LG화학 2.0GWh로 파나소닉의 배터리 사용량이 더 많았다. 앞으로의 1위 유지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분기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자료=애더머스 인텔리전스
1분기 LG화학이 1위로 올라설 수 있던 가장 큰 강점은 공급처가 다양하다는 데 있었다. 국내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미국 GM·포드·크라이슬러, 유럽 폭스바겐·르노·볼보·아우디·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재규어·포르쉐, 중국 지리 등이 LG화학 고객사다.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50조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CATL은 중국계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파나소닉은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에 주로 공급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8월 이후 침체되기 시작해 8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자 CATL을 포함한 BYD, 구오쏸(Guoxuan) 등 중국계 배터리 업체 점유율도 하락세를 이어간다. 중국을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까지 더해져 중국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자체가 지난해 1분기 13.3GWh→올해 1분기 5.8GWh로 56%나 급감했다. 파나소닉도 주 공급처인 테슬라의 1분기 미국 공장이 가동중단(shut down)되는 등 배터리 사용량이 지난해 1분기 5.5GWh에서 올해 1분기 5.2GWh로 3.8% 줄었다.

이는 고객사와 전략 지역이 한 데 몰려있던 이들 업체보다 LG화학이 1분기에 견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로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돼있어 전기차 시장의 회복세와 함께 LG화학의 배터리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판도도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CATL은 테슬라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독일 공장 건설 등 중국 외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고, 파나소닉도 테슬라 외에 추가로 고객사를 확충하려 한다”며 “1분기 LG화학 1위가 일시적 현상일 수 있는 만큼 추후 LG화학·CATL·파나소닉 간 대형3사 간 순위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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