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보복? 中, 캐나다 마약사범 사형 판결 항소 기각

랴오닝성 고등인민법원, 사형 판결 유지
최초 15년형 선고받았으나 재심서 사형으로 변경
캐나다의 멍 화웨이 부회장 체포 보복으로 풀이
  • 등록 2021-08-10 오후 5:00:38

    수정 2021-08-10 오후 5:00:38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 법원이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캐나다인의 사형 판결 항소를 기각했다. 본래 중국이 마약 사범은 엄격하게 취급하지만 이번 결정은 캐나다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에 협조한 것에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사진=AFP)
10일 로이터통신 등은 중국 랴오닝성 고등인민법원이 2014년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된 캐나다인 로버트 셸렌버그의 사형 판결 항소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첫 재판에서 제출된 증거가 신뢰할 수 있고 충분하다”라면서 기각 사유를 밝혔다.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셸런버그는 조직적인 국제 마약 밀수에 가담해 공범들과 함께 200kg 이상의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밀수한 혐의로 2014년 체포돼 2018년 말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셸런버그는 재심을 신청했지만, 2019년 1월 돌연 법원으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았다.

셸렌버그의 형량이 늘어난 것이 중국 측의 보복성 판결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멍 부회장이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캐나다 정부에 체포 협조를 요청했다. 캐나다는 이를 받아들여 2018년 12월 멍 부회장을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미국은 2019년 1월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에 신병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현재 밴쿠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법원에서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리가 진행 중이다. 범죄인 인도 심리 재판은 오는 21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멍 부회장의 체포 직후 중국 법원은 셸렌버그를 비롯해 여러 명의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셸런버그의 뒤를 이어 판웨이와 쉬웨이훙 등 중국계 캐나다인 2명도 마약 밀매를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前)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캐나다 기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간첩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도미닉 바튼 주중 캐나다 대사는 중국의 이번 결정을 규탄했다. 바튼 대사는 셸런버그와 스페이버의 경우를 언급하면서 “멍 회장 사건이 밴쿠버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안 캐나다인 체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또한 중국의 기소가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멍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한다면 예기치 못할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캐나다를 압박해왔다. 중국측은 캐나다인 체포 및 기소가 멍 부회장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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