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인공광합성 기술 경제성 문제 풀었다

KIST, 'e-케미컬' 기술 단점 극복 동시생산공정 기술 개발
AI기술·자동 공정설계기법 적용…가격 경쟁력 확보
  • 등록 2019-12-05 오후 4:46:29

    수정 2019-12-05 오후 4:46:29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이웅·오형석·나종걸 박사 연구팀이 꿈의 미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공광합성 기술 분야의 실용화에 가장 높은 장벽으로 여겨지던 낮은 경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e-케미컬 이미지. 그래픽=KIST.
이 케미컬(e-케미컬)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대량 흡수하는 동시에 청정에너지 및 부가가치를 갖는 화학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틸렌, 알코올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생산할 수 있어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석유화학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e-케미컬 기술은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부족해 산업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다. 석유 화학을 통해 생산한 화학 원료보다는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다. KIST 연구진은 e-케미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시생산공정 기술을 개발해 현재 시장가격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기존의 e-케미컬 기술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투입해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데 그 부산물로 산소가 생성된다. 산소는 경제적 가치가 없어 다른 곳에 사용하지 않고 폐기하는 실정이었다. KIST 연구진은 반응 부산물로 산소가 아닌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할 수 있도록 유기화합물을 물 대신 사용했다. 그 결과 화학 원료 생산 반응을 일으키면 또 다른 화학 원료가 부산물로 생성되는 동시생산공정을 개발할 수 있었다.

KIST 연구진은 동시생산공정이 기존보다 더 낮은 전기에너지로도 구현할 수 있으며 생산된 화합물이 산소보다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KIST 이웅 박사는 인공지능기술과 자동공정 설계기술을 적용해 이 공정을 활용했을 때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화합물을 찾아냈다. 공정설계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고려해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실제 산업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e-케미컬 기술 연구 총책임자인 KIST 민병권 본부장은 “이 연구는 e-케미컬 연구를 실험실 수준에서 산업계의 관심으로 옮기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인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파급력이 있다”며 “이 연구를 통해 제안된 e-케미컬 공정설계안 및 기술경제성평가 방법론은 e-케미컬 분야 뿐만 아니라 유사 분야인 인공광합성 및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종합 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Editor’s Highlight Article’로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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