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 열로 몸을..더글로리 이 장면, 17년 전 실화였다

2006년 청주 여고생 고데기 학교폭력 사건
피해자 "고데기 온도 체크에 아물던 딱지 손톱으로 떼기도"
  • 등록 2023-01-10 오후 6:18:19

    수정 2023-01-10 오후 6:56:55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그래서 말인데 동은아, 이제부터 네가 고데기 열 체크 좀 해줄래?”

학교폭력 고발 메시지를 전면으로 내세운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주인공 문동은의 몸에는 고데기 학폭으로 인한 화상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사진=넷플릭스)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에선 주인공 문동은에게 여러 차례 잔혹한 폭행이 가해진다. 그 중 학교폭력 가해자 무리가 피해자의 몸을 부여잡고 뜨거운 고데기로 신체 곳곳을 지지는 모습은 17년 전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고데기 사건’ 실화에 기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2006년 5월29일 청주시내 S병원에서 치료받던 여중 3학년 A양은 꼬리뼈가 튀어나오고, 화상 정도가 심해 5~6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 학교 폭력 무리로부터 미용기구인 고데기와 옷핀, 책으로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A양은 뉴시스에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라며 “심지어 아물던 딱지를 손톱으로 떼어버리는 ‘의식’ 같은 형벌도 자행했다”고 전했다.

고데기 학폭 사건은 당시 뉴시스 기자가 단골 사진관에 들렀다가 인화기 위에 놓인 학교폭력 정황 사진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주인공들이 체육관에서 학교폭력에 사용된 고데기를 사용하는 장면(사진=넷플릭스)
보도 직후 주범인 가해자 B양은 구속됐고, 교내 폭력이 자행됐던 오랜 기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학교와 교사들은 행정처분을 받았다.

시민들은 범행 도구가 고열을 뿜어내는 미용도구였다는 점, 범죄가 장기간 잔혹하게 자행됐다는 점에서 분노했고 교육당국에 ‘학교폭력 엄정대책 마련’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청주 고데기 사건과 더글로리 학폭 연출과 다른 점도 있다. 더글로리에선 학폭 무리가 체육관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지만, 17년 전에는 교실 책상과 벽에 붙은 콘센트에 고데기를 연결해 폭력을 저질렀다. 또한 극중 주인공은 편모슬하의 외동딸이었지만, A양은 아버지가 있었다.

한편 더 글로리는 공개 후 3일 만에 254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3위에 자리했다. ‘더 글로리’ 시즌 2는 오는 3월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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