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 3사는 KAI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된 후 곧바로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KAI의 신용등급은 한기평과 나이스신평이 ‘AA-’를, 한신평이 ‘AA’를 부여하고 있다. AA급은 우량등급으로 분류된다. 특히 `AA-`인 한기평과 나이스신평도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을 달아놓은 상태다. `긍정적`은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6개월 내 신용등급을 상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가 없었다면 6개월 내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될 가능성도 있었다는 얘기다.
일단 신용평가 3사는 KAI의 상반기 보고서와 금감원 감리결과를 보고 신용등급 전망이나 등급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인 신용등급 조정이 필요하지만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등급 조정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KAI를 맡은 회계법인인 삼일PwC가 14일 반기보고서를 발표하면 KAI의 본격적인 신용등급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평사들은 KAI에 대해 일부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등 꾸준한 의구심을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해말 신규 수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며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도 2016년 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가 16.2%로 등급전망 상향 검토요인의 지표(15% 하회)를 초과하고 있는 점을 고려,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회계 등을 조작해 속이려고 하면 이를 신평사가 알아내기 쉽지 않다”면서도 “신규수주 등 우려가 있었음에도 신평사가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못 했다는 점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