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해외 와이너리 인수 추진…와인 직접 생산
24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음료·주류 제조사 롯데칠성음료(005300)는 프랑스 등 해외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오랜 기간 주류 사업 다각화를 검토해 오며 국내 와이너리 설립을 타진하다가 아예 해외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국내에서는 기후 여건상 양조용 포도 재배가 불리해 해외 양조장에서 직접 와인을 들여오는 게 장기적으로 비용 등 효율성 측면과 대량 생산에서 유리하다는 셈법에서다. 해외 산지에서 좋은 환경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이 대세인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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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랜 시간 주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해외 여러 국가와 지역의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인수 대상과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구체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은 지난해 와인 전문가들로 ‘프로젝트W’ 팀을 구성하고 롯데마트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통한 와인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신용산에 소비자가 여러 종류의 와인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와인 복합공간 ‘오비노미오’를 선보였다. 롯데가 주류 사업 확대를 위해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제조 역량과 롯데쇼핑(023530)의 유통망을 적극 결합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004170)는 지난 2월 그룹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와 관련 부동산을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쉐이퍼 빈야드는 1979년 설립된 미국 최대 와인 산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로 ‘힐사이드 셀렉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139480)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스가 자산 보유 법인 쉐이퍼 패밀리와 쉐이퍼 빈야드 지분 100%를 약 2450억원에, 관련 부동산은 약 550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자금은 신세계프라퍼티의 유상증자로 마련한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이번에 인수한 곳은 나파 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한 5개의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와이너리로 사업적인 가치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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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두고서도 경쟁 구도…‘제주 증류소’ 겹칠 듯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가정용 주류시장을 중심으로 와인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위스키’를 두고서도 격돌할 전망이다. 위스키를 생산할 각 사 국내 증류소도 공교롭게 ‘제주’로 겹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제주 서귀포 지역을 위스키 증류소 설립 부지 중 한 곳으로 낙점하고 현재 인허가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L&B는 그룹으로부터 넘겨 받은 제주소주 공장과 부지를 활용해 위스키 등 주류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제주위스키’, ‘탐라위스키’, ‘K위스키’, ‘탐라 퓨어몰트 위스키’ 등을 상표(브랜드)로 출원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달러(약 7084억원)로 전년 3억3001만달러(약 4176억원) 약 69.6%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전체 주류사업 매출액은 6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3% 늘었고 특히 와인 매출은 832억원으로 34.4% 늘었다. 신세계L&B의 전체 매출도 199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7.6%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주류 사업 확대를 두고 맞붙는 모양새인데 누가 먼저 청사진을 구체화해 대외적으로 선점해 나가느냐를 두고 ‘신동빈 vs 정용진’이라는 묘한 대결 구도와 함께 신경전이 벌어지는 분위기”라며 “신세계가 해외 와이너리 인수를 먼저 터뜨렸지만 실제 와인 생산까지는 향후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따르면서 롯데 역시 해외 와이너리 인수 및 와인 생산 사업 구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