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D-11…마크롱·르펜, 지지율 격차 좁아져

여론조사 “결선 시 마크롱53%, 르펜47%”
르펜, 경제 문제 집중 공략…지지율 상승
마크롱 재선…인플레·‘맥킨지 게이트’ 걸림돌
  • 등록 2022-03-30 오후 6:02:56

    수정 2022-03-30 오후 6:02:56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불과 1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가 바싹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르펜 대표. (사진=AFP)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현재까지 마크롱 대통령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르펜 후보와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팝-피두시알 그룹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53%, 르펜 후보가 4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에 비해 르펜 후보의 지지율이 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지지도의 상승세에 르펜 후보는 지난 토요일 르파리지앵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이 정도로 승리에 근접한 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고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지지율이 반짝 상승했으나 그 기세가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르펜 후보는 민심이 유럽 연대강화와 난민 포용을 향하자 기존의 반이민·이슬람 기조를 버리고 마크롱 대통령의 약점인 인플레이션과 저소득층 문제를 파고들면서 역전을 꾀하고 있다.

AFP는 치솟는 유가와 가스 가격이 유발한 인플레이션이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틀 전 선거운동차 방문한 동부 도시 디종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 급등하는 연료 가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원성을 들었다. 이날 46세의 한 영업원은 “모든 게 계속 오르고 있다. 프랑스의 평범한 가족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수준에 왔고 사람들은 곧 미쳐버릴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더구나 프랑스 정부가 값비싼 외부 컨설팅회사에 국정 운영의 상당 부분을 외주줬다는 이른바 ‘맥킨지 게이트’도 마크롱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7일 프랑스 상원 조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는 정부가 불투명한 절차를 거쳐 2021년 한해 동안 무려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를 지불하고 코로나19 백신 전략, 마스크 수급 관리, QR코드 프로그램 등 정부의 핵심적인 과제를 컨설팅 업체에 떠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절정기에는 추가적인 인원이 필요했고 전임 대통령보다 적은 수의 컨설턴트를 고용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다.

이같은 변수들에 대해 정치분석가인 필립 모로 쉐보레는 “투자은행 출신인 마크롱을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사람들에게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널리 퍼진 문제는 아니다”라며 “가계소득, 인플레이션과 식량 공급 문제가 더 핵심적인 사안이다”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4월10일 열리며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시 같은 달 24일 1·2위 후보끼리 결선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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