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받는 경찰 5년새 2배↑…전문상담사는 지역에 1~2명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관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트라우마나 직무 스트레스로 심리상담을 받은 건수가 5년 새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찰관을 위한 심리상담을 수행하는 전문 인력은 지역마다 1~3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표=용혜인 의원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경찰청에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음동행센터’가 개소한 지 10년째인 올해까지 심리상담을 받은 경찰관 수는 6만2207명, 상담 건수는 12만638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까지만 해도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한 경찰관은 1만2244명으로 전체 경찰공무원 12만9000여 명 가운데 10% 가까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음동행센터’가 전국 시도에 개소된 2019년과 올해 현황을 비교하면 심리상담을 받은 경찰관 수는 1.98배(6183명→1만2244명), 상담 건수는 1.88배(1만3245건→2만4909건) 늘어났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상담 인원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에 따라서도 경찰관의 마음동행센터 이용은 차이를 보였다. 지난 5년간 마음상담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지구대·파출소에서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지역경찰로 총 1만2244명(2만4909회)이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했다. 형사·수사가 4921명(1만1290회), 범죄예방과 112신고 대응을 담당하는 생활안전이 5951명(1만352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경비 직무에서도 마음상담 인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마음상담을 받은 경비 직무 경찰관은 2019년 91명에서 2023년 683명으로 6.5배 가량 늘어났다. 정보·안보·외사(87→366명)가 3.2배, 지역경찰(2213→6293명) 1.8배, 경무·기획(328→788명) 1.4배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다.

하지만 전문상담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전국 18개소 마음동행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상담인력은 다 합쳐도 36명에 불과했다. 상담사 1명당 1년에 경찰관 340명, 692건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마음동행센터 상담인력은 평균 2명 수준이지만, 강원·제주·충북은 상주하는 상담사가 1명에 불과하다.

용혜인 의원은 “마음동행센터 예산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매해 늘어나는 경찰공무원의 마음건강 위험을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경찰 직무에 특화된 전문 상담 제공을 위해 지역 센터와 상담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민간 진료와의 연계성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용 의원은 “특정 경찰 직무에서 심리상담 수요가 급중하고 있고 최근 2·30대 신입 경찰관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는 만큼 직무·근무기간을 고려해 의무상담 등 맞춤형 상담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