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캐서 쓰겠다"…희토류 탈중국 서두르는 유럽

EU, 스웨덴 희토류 광산 채굴·공급 절차 단축 추진
中의존도 감축 의도…프랑스도 리튬 자체 조달 나서
전기차 등 미래 산업 필수 자원…안정적 수급 중요
  • 등록 2023-01-30 오후 3:36:08

    수정 2023-01-30 오후 7:31: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희토류, 리튬 등 희귀자원의 자급자족 및 공급망 강화를 서두르며 탈(脫)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웨덴 LKAB의 얀 모스트롬(왼쪽) 최고경영자(CEO)와 에바 부슈 스웨덴 에너지산업부 장관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웨덴 키루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희토류 채굴 허가 프로세스를 단축하기 위해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EU 집행위는 재검토를 마친 뒤 오는 3월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희토류 채굴부터 공급까지 소요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스웨덴에서 이달초 희토류 원소 광맥이 발견된 데 따른 결정이다. EU는 현재 희토류의 98%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희토류 무기화’를 우려해 역내에서 직접 생산해 자급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희토류는 전기자동차, 풍력발전 등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 전환 및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추진 중인 EU엔 없어선 안될 자원이다. 미래 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희귀 자원의 안정적인 수급은 매우 중요하다.

스웨덴 광산회사 LKAB의 얀 모스트롬 최고경영자(CEO)는 “스웨덴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희소식”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광맥에서 100만톤(t)이 넘는 희토류 산화물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은 어떤 희토류를 채굴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올해 채굴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희토류 채굴부터 공급까지 일반적으로 10~15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프랑스도 리튬 자체 조달에 나섰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생산에 쓰인다. 프랑스 광물 기업 이메리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중부 리튬 광산에서 채굴을 시작했다. 오는 2028년부터 연간 3만4000t, 약 70만대의 전기차에 필요한 리튬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독일과 체코에서도 같은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U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어서 희토류와 리튬에 대한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EU 합동조사센터에 따르면 2030년 리튬 수요는 현재 소비량의 18배, 2050년엔 60배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EU는 현재 거의 모든 리튬을 칠레,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리튬이 석유나 가스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희귀 자원 공급망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희귀 광물 채굴·처리시설 개발에 3500만달러(약 430억원)를 투자하고, 텍사스주에선 미 화학기업 블루라인이 호주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와 공동 건설 중인 희토류 정련공장에 자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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