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의 쓸쓸한 연말‥대출잔액 갈수록 역주행

선두 업체들 대출 잔액 감소, 중하위 업체들 폐업 고민
금융 사고로 신뢰 잃은 P2P금융업계엔 대출 수요도 ↓
업계 "옥석 가려지는 성장통, 내년엔 괜찮아질 것"
  • 등록 2020-12-30 오후 3:16:39

    수정 2020-12-30 오후 9:24:0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중금리 금융 플랫폼 서비스로 기대를 모았던 P2P금융 업계가 쓸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호신용금고 같은 기존 금융사에는 대출 수요가 밀려들고 있는데 유독 P2P금융만 반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P2P금융업계는 올 한 해 소비자 신뢰를 잃은 결과라며 씁쓸해하는 분위기다. P2P금융업계는 올 초 팝펀딩 사태 등의 금융사고를 겪었고 부동산P2P 대출이 많았던 회사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했다. 최근에는 폐업하는 업체들마저 늘고 있다.

자료 : 한국P2P금융협회 (단위 : 원)
30일 한국P2P금융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회원사 44개사의 11월말 기준 대출잔액은 1조3950억원을 기록하며 올들어 최소액을 기록했다. 전월(10월) 대비 감소 폭은 3.5%였다. 감소 폭만 놓고 봤을 때 올해 최대다.

개인 신용대출 부문은 감소 폭이 더 컸다. 44개사 기준 11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854억원을 기록해 전월대비 6.3% 빠졌다. 올해 6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P2P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P2P금융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퍼지면서 P2P금융에서 대출을 받겠다거나 투자를 하겠다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2P금융협회에 소속되지 않았지만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P2P금융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렌딧, 8퍼센트 등도 최근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그나마 선두권 P2P금융업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중하위 업체들은 줄폐업 중이다. 이달 들어 폐업한 P2P금융업체 수만 12곳에 달한다. 지난 8월 26일 온투법 시행 후 41개 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투업체 등록이 어려운 일부 업체는 대부업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부실 P2P금융업체들이 솎아지고 정부에서 정식으로 인가한 P2P금융업체들이 활동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금융위는 현재 선두 업체들을 중심으로 온투업자(정부 인가를 받은 P2P금융업체) 등록을 받고 있다. 등록 기간은 내년 8월25일까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실 여신을 걷어내려는 자구 노력을 하고 있는 P2P금융업체들도 있다”면서 “온투법이 정착되면 잃었던 신뢰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P2P금융은 일종의 크라우드펀딩과도 비슷한 형태의 대출 플랫폼 서비스다. 다수의 투자자를 온라인에서 모아 개인신용대출채권이나 부동산 자산 등에 투자를 한다. 대출자에게는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투자자에게는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준다.

올 초 금융위는 국내 P2P금융업체가 240여곳이 된다고 추정했다. 온투법은 이중 우량한 업체들만 골라내고 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와 같은 건전성 규제를 가한다는 취지로 지난 8월26일부터 시행됐다. 내년 초면 온투법 시행 후 첫 등록 업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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