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화물연대 시위에 소주 이어 맥주까지 유통 차질

이천·청주 소주 공장 이어 강원 맥주 공장 점령
농성 첫날 출고율 29%에서 둘째날 0%대로↓
맥주 출고길 사실상 막혀
하이트진로, 영업방해 강경 대응 입장
  • 등록 2022-08-03 오후 5:25:04

    수정 2022-08-03 오후 5:25:04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의 영업 방해로 소주에 이어 맥주 출고에 차질을 빚었다. 화물연대가 경기도 이천·청주 공장에 이어 강원 홍천 공장을 막아서면서다. 여름 성수기 대목을 앞두고 하이트진로의 영업 차질 뿐만 아니라 주류 대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출입로를 막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강원공장)
3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전날 오전부터 이틀째 이어진 농성으로 맥주 출고가 사실상 중단됐다. 화물연대가 공장 출입 도로를 차단하면서다. 강원공장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전날 기준 하이트진로의 출고율은 평시 대비 29%까지 떨어졌지만 시위가 격화하면서 이날은 100% 출고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화물연대는 화물차 20여대, 스피커차량 6대 정도 동원해 이틀 연속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위에는 화물연대 지역본부를 주축으로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 수양물류의 일부 계약 화물차주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인원은 약 200명에 이른다. 농성이 격화하면서 경찰과 기동대가 투입됐지만 일부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강물로 투신하겠다고 위협하며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출입로를 막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 소속 화물 차주와 지난 2월부터 5개월 넘게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월 2일에는 이천공장에서 농성을 시작하면서 생산이 멈췄다. 파업은 같은 달 14일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화물연대에 속한 수양물류 소속 일부 화물차주는 운임료 30% 및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62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두 곳은 하이트진로의 소주를 생산한다. 특히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협상 주체인 수양물류가 아닌 원청업체 하이트진로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어 제대로 된 협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원 공장 농성에는 이천 공장 앞 시위 인원 일부가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이번 주 내내 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천·청주 공장 파업과 무관한 강원공장 앞 시위는 악의적이고 명분 없는 영업방해가 명백하다”며 “적극적인 공권력 투입을 기대한다. 철저하게 책임 물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수양물류는 휴일운송료 150% 인상을 받아들여 최종안을 제시하고 이천·청주공장 소주이송 화물차주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8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화물차주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계약을 해지한 명미인터내셔널 소속 차주들에 대해서도 복귀를 희망하면 어떤 형태로 근무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화물연대의 잇단 시위로 하이트진로의 영업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업이 격화한 지난달 22~23일 이천·청주 공장 시위로 소주 30만 상자 이상 분량의 출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틀간 1000만병 이상의 소주를 공급하지 못한 셈이다. 현재 하이트진로 소주 출고율은 80% 수준까지 높아졌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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