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에 24조 투자한다

전기차, 국내 151만대 생산 포함해
글로벌 생산량 총 364만대로 확대
2030년까지 31종 전기차 라인업 구축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
"세계 최초의 PBV 전기차 전용 공장"
  • 등록 2023-04-11 오후 4:06:43

    수정 2023-04-11 오후 4:51:38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전기차 글로벌 톱3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24조원을 투자한다.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확대하고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 세계 전기차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30년 전기차 생산 364만대...라인업 31종 확보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도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에서 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 정의선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현대차·기아와 부품사 임직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의 기공식을 갖고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4조원의 국내 투자로 전기차 산업 고도화 등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늘린다는 것이다. 2030년에는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에 오른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에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며 기아는 올해 EV9을, 현대차는 2024년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에서 구축하는 전기차 생산 공장에는 산업용 로봇 등 국산 지능형 로봇으로 설치돼 설비 국산화율이 99%에 이른다. 공장 설비 투자비의 대부분이 국내 기업으로 돌아가 국내 경제 및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 기여가 예상된다.

또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을 강화한다.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한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차 고객의 충전 편의 극대화와 충전 네트워크의 지속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출범했고, 지난해 4월에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을 론칭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충전 인프라 품질검증센터도 설립해 안정적인 충전기 품질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29년만 국내 완성차 공장 기공...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

기아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지 29년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완성차 제조 공장이다. 또 국내 최초로 신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이 투입된다. 2025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며 양산 시점에는 연간 15만대 생산 능력 확보가 예상된다.

이번 기아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 기술로 효율화와 지능화도 추구한다. 이포레스트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로, 인공지능·빅데이터를 활용한 고도화된 자동화 방식과 인간 친화적인 스마트 기술이 적용됐다.

먼저 기존 자동차 제조 공장들의 일관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에 옵션장착장(CELL)을 도입한 ‘셀 방식’을 통해 다양한 고객 맞춤형 차량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인 컨베이어 시스템과 첨단 지능형 공장 기반 셀 시스템을 융합해 다품종 유연생산이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량도 기존 공장보다 약 20% 저감한다. 차량 제조 과정 중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유해물질을 저감하는 건식부스를 운영하고 자연채광 활용과 제조 공정 축소를 통해서다.

이번 신설 공장에서 처음으로 생산할 예정인 차량은 2025년에 선보일 목적 기반 모빌리티(이하 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다. PBV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개인화 설계를 기반으로 한 도심형 친환경 모빌리티다. 중형급으로 개발되는 이번 차량은 딜리버리, 차량호출, 기업 간 거래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중형 사이즈 PBV인 SW 론칭 이후에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 PBV를 비롯해 소형 사이즈 PBV,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중형 사이즈 로보택시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사진=현대차그룹)
부품업계 전동화 전환 돕는다...상생협력 프로그램 5.2조 규모 운영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시대에 부품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5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에도 지원을 대폭 확대해 부품업계의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원자재 연동제, 1000억원의 재원 출연, 사업다각화 지원 펀드, 대출이자 지원 펀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에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실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국내 전기차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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