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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와 이에 앞서 열리는 TV판 언팩 행사 ‘삼성 퍼스트룩’에서 OLED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TV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는 주목할 만한 일이다. 삼성전자가 OLED TV에 최초로 도전해서가 아니라 ‘다시’ 도전한다는 점에서다. 사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55인치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양산 직전까지 갔으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로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그 사이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양산에 들어갔고 LG전자(066570)를 중심으로 글로벌 OLED 시장 규모는 점진적으로 성장해왔다. OLED TV를 출시하는 글로벌 TV업체는 2013년 한 곳에 불과했으나 올해 20개로 확대됐다.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한 대형 OLED 양산 업체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언뜻 보면 삼성전자가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처럼 보이지만, 업계에선 한 사장의 이러한 발언을 ‘현재 기술 수준’의 OLED TV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현재 OLED 시장을 독점 중인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에 대해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번 공개 행사에서도 새 OLED TV와 이에 탑재되는 ‘QD 디스플레이’를 기존 OLED와는 다른 개념의 제품·기술로 소개하며 차별화를 둘 가능성이 크다.
“LG OLED와 다르다”…차별화 전략 나설 듯
실제로 삼성과 LG의 OLED 패널에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두 패널 모두 ‘OLED 발광원+컬러필터’로 구성되는 기본 형태는 동일하지만, 발광원 활용 방식과 QD 소재 적용 유무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QD-OLED는 청색 OLED 층을 발광원으로 하고 그 위에 컬러필터와 적색와 녹색 퀀텀닷 물질을 올려 색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청색은 청색 OLED가 내지만 적색과 녹색은 퀀텀닷 물질이 블루 광원을 받아 더욱 선명한 색을 만들어내는 원리라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는 청색 OLED와 황색과 녹색 OLED를 수직으로 쌓아 만든 ‘흰색’을 만들고 이를 광원으로 사용한다.
업계에선 두 패널 중 어떤 제품이 더 우수한지를 판단하기엔 섣부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 패널도, TV 제품도 공개되지 않은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TV 완제품의 경우 패널뿐 아니라 TV 제조사의 제조 역량도 화질 등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관건은 ‘수율’이 될 전망이다. QD-OLED는 아산사업장 Q1 라인에서 생산하며 캐파(Capa·생산능력)는 8.5세대 기판 기준 월 3만장 수준이다. 8.5세대 공장에선 기판 1장당 55인치 패널 6장이나 65인치 패널 3장을 만들 수 있다. 65인치를 기준으로 연 최대 1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선 현재 QD-OLED 초기 수율을 3분의 1 정도로 점치고 있다.
삼성은 QD-OLED 상용화를 위한 수율 개선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표한 향후 3개년 240조원 투자 계획에서도 QD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았을 만큼 해당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공식화했다. 오는 2025년까지 투자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총 13조 1000억원을 쏟겠다는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OLED TV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업체 주도로 OLED 시장이 점차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