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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초거대 AI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외국 기업의 AI에 종속될 뿐 아니라 연관 산업인 클라우드, AI 반도체 시장에서까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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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 검색 시장 맞대결
MS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를 열고 AI 기능을 탑재한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MS가 AI 앱 구축과 관련해 선보인 새로운 제품과 기능은 50개가 넘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챗GPT에 MS ‘빙’ 검색엔진을 플러그인 형태로 추가한 건데, 검색 시장을 쥔 구글에 도전하기 위해 오픈AI와 동맹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에서 아이폰용 앱으로 출시되기도 한 챗GPT는 이번에 빙 플러그인이 공개되면서 실시간 검색이 가능해졌다. 기존 챗GPT는 2021년까지의 정보만 볼 수 있었다. 또 지난 2월 생성 AI가 적용된 새로운 버전의 빙을 출시한 이후 빙 모바일 앱의 일일 다운로드 수는 8배 증가하는 등 MS는 이참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은 속도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다. 국내 포털 시장을 지켜온 네이버의 경우 유튜브의 진입 등 치열한 경쟁 탓에 점유율이 예전만 못한 데다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 ‘서치GPT’도 여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고전을 면치 못하던 포털 다음을 아예 사내독립 기업(CIC)로 만들어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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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 검색 넘어 클라우드·AI 반도체 영향
이를테면 MS는 오픈AI에 12조 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50%를 확보한 대주주가 됐는데,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MS 클라우드인 애저 위에서만 운영되도록 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한국 기업들까지 생성 AI의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하고자 AI와 관련된 연산에 특화된 AI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사피온(SK텔레콤 투자)·퓨리오사·리벨리온(KT 투자)같은 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AI 챗봇 하나가 클라우드, AI 반도체 시장을 들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클라우드 시장은 4820억달러(약 635조원), AI 반도체 시장은 550억 달러(약 72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시장 모두 현재 한국이 주인공이 아니다.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으로 한국 기업들은 국내 공공 시장을 지키기 급급하고, AI 반도체의 경우 리벨리온처럼 성능 경연대회(엠엘퍼프)에서 엔비디아·퀄컴 같은 강자들을 제치는 스타트업이 나오곤 있지만, 앞으로 시장에서 검증받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이제 걸음마를 뗀 셈이다.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미국이 앞서나가고 있지만, 끝난 게임이 아닌 이제 시작”이라며 “(AI 주권 차원에서) 자체 초거대 AI를 가지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하고, 니치 마켓(틈새 시장)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동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업이 개별적으로 초거대 AI를 만들고 있는데, 개발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나서 기업들이 협력해 개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준다면 시너지가 더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