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청와대 인근 패트리엇 배치…수도권 방공망 강화

옛 육군 미사일 포대 부지로 이전 확정
관계기관과 협의 완료, 현재 시설 공사 중
기존 항공기 요격용 PAC-2 우선 배치
향후 탄도탄 요격용 PAC-3와 함께 운용
  • 등록 2018-01-23 오후 4:48:08

    수정 2018-01-23 오후 4:48:0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이 영남권에 있던 패트리엇 포대를 청와대 인근으로 옮기는 방안을 확정하고 연내 이전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경상북도 모 지역에 있던 공군 패트리엇 포대를 과거 육군의 미사일 포대 부지였던 청와대 인근 산으로 이전 배치한다. 당초 올해 8월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계획이 연내로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AN-2기 등 적 항공기 대응, 향후 PAC-3도 운용

현재 해당 부지에는 포대 이전을 위한 관련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지 규모가 작아 패트리엇 포대 전체가 들어서기는 어려운 상황. 이에 따라 공군은 패트리엇 발사대를 축소해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패트리엇 포대는 6대의 발사대가 기본형이지만, 현재 4대의 발사대만으로 운용하는 포대도 있다.

이번에 청와대 인근에 배치되는 패트리엇 체계는 기존 영남권에서 운용하던 PAC-2형이다. 적 항공기 요격용이다. 이를 통해 북한 AN-2 저속 침투기 등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AN-2기는 완전무장한 특수부대원 10명 가량을 태울 수 있고, 저고도 비행시 레이더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북한은 현재 약 300여대의 AN-2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2017년 방공유도탄 사격대회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이 표적기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사진=공군]
PAC-2형은 스커드미사일 등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탄도미사일도 파편을 통해 무력화 할 수 있다. 현재 군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향상된 PAC-3형으로 바꾸는 성능 개량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PAC-3(Conf3) 체계가 수도권 포대부터 실전배치 된다. PAC-2는 하나의 발사대에 4발을 탑재하지만 PAC-3는 16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청와대 인근에 배치되는 패트리엇 포대는 기존 PAC-2형과 PAC-3형 모두를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포대도 대관령 이전,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 지원

이번 패트리엇 포대 이전 논의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고조된 지난 2016년 8월경 부터 시작됐다. 수도권의 기존 패트리엇 포대는 서울의 서쪽과 남쪽 지역에 치우쳐 있다. 경기도 수원과 오산에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포대가 있고 우리 공군도 수도권에만 3개의 패트리엇 포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포대가 수도권을 중첩해 방어하고 있긴 하지만 서울 동쪽과 북쪽 지역 방어는 상대적으로 취약한게 사실이었다.

지난 해 11월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공군 방공유도탄 사격대회에서 항공기 요격용 천궁 블록-Ⅰ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공군]
특히 경북 성주에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추진되면서 패트리엇 포대 이전 논의가 본격화 됐다. 사드 1개 포대는 대한민국 전역의 2분의 1에서 3분의 2 범위까지 방어할 수 있다. 성주에 사드를 배치해 중부 이남의 광범위한 지역을 방어하고, 인구밀집 지역인 수도권은 패트리엇 체계를 활용한다는게 군 당국 판단이었다.

이미 경북 칠곡 지역에는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가 주둔하고 있다. 성주에 사드까지 배치돼 이 지역의 패트리엇 포대를 빼더라도 전력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군 당국은 수도권 외곽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와 서울의 패트리엇 포대가 중첩해 방어체계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수도권 방어력 강화를 위한 전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앞서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나라 동북 지역 방공전력 보강을 위해 경기도에 있던 항공기 요격용 ‘천궁’ 포대를 강원도 대관령 인근 옛 나이키 포대 부지로 이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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