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하는 중·소형 패널부터 TV에 적용하는 대형 패널까지 OLED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OLED는 현재 주류인 LCD를 이을 대표적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별도 광원장치(백라이트유닛)가 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는 게 특징이다. 광원장치가 없어 디스플레이를 얇게, 심지어 휘어지게 만들 수 있으며 명암비도 우수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5억 8500만장보다 38.8% 증가한 8억 1200만장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110종 이상 출시되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채택이 늘면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더욱 붙는 모습이다.
TV에 쓰이는 대형 OLED 시장도 급속도로 확대한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패널 출하량은 830만대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810만대보다 상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해 출하량 450만대에서 86%나 늘어난 규모다.
“5년 내 점유율 40% 차지”…韓 추격 박차 가하는 中
문제는 중국의 추격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는 점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은 올해 15%에서 내년 2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 점유율은 2017년까지만 해도 0.1%에 불과했으나 내년엔 13%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77%, 내년엔 65%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중국 업체의 선전 포고도 나온 상황이다. 창청 BOE 부총재는 지난해 9월 중국 쓰촨성에서 열린 차세대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행사에서 “5년 내에 OLED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과거 LCD 시장과 같은 치킨 게임 양상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는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LCD 시장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선두 자리까지 뺏겼다.
업계는 한국과 중국의 OLED 기술 격차를 적게는 1~2년, 많게는 3년까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그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는 만큼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아직 OLED 기술력이나 양산 능력이 한국에 꽤 뒤처진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히고 있어 과거 LCD 시장에서 벌어졌던 치킨게임이 또 다시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