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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SFA 회원 변소연(23)·최경희(가명·21)씨는 20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A씨라는 한 개인을 몰아붙인 점은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며 다수 학우들이 입학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A씨가 느꼈을 두려움도 공감한다”면서 “하지만 여대를 ‘신성한 공간’으로 보고 침입하려는 남성들에 의한 불법 촬영이 공공연히 이뤄지는 만큼 많은 학우들도 이번 사태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여대생들이 현실에서 겪는 공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입장을 헤아리기 위해 트랜스젠더 학생의 입학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언론에서 ‘숙대 vs 트랜스젠더 A씨’의 대결 구도로 보도한 탓에 A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숙대생들이 소수의 혐오세력으로 비춰진 측면이 있다”며 “무턱대고 트랜스젠더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터뷰에 응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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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성의 고통 이해돼…그들 혐오하는 것 아냐”
변씨는 “가끔 제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깜짝깜짝 놀라는 분들이 있다”며 “머리 길고 화장한, 일반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변씨와 최씨 모두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숏컷, 소위 ‘탈 코르셋’을 했다.
변씨는 “트랜스젠더가 겪는 현실적 어려움도 공감이 간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모습이 있는데, ‘남성은 그러면 안 된다’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보디 디스포리아(신체적 성별과 본인이 인지하는 성별이 달라 느끼는 불쾌함)’를 겪는 것”이라고 했다.
최씨도 보디 디스포리아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는 “사회 곳곳에서 한 개인을 여성 혹은 남성으로 키우기 위해 압박하고, 이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성별과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며 “법적 성별을 변경하는 판례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성과 내가 생각하는 성별이 맞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는 트랜스젠더들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외치는 ‘트랜스젠더리즘’과 페미니즘의 목적은 결국 같다고 했다. 바로 ‘사회적 성 역할을 거부하는 것’이다.
“사회적 성 역할은 개인이 몸 바꾼다고 사라지지 않아”
현재의 가부장적 사회 구조가 트랜스젠더를 돈벌이에 이용한다고도 지적했다. 최씨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트랜스젠더리즘을 더 이상 정신질병으로 분류하지 않는 건 ‘PC(정치적 올바름)’ 운동 때문이 아니다”라며 “의료계에서 트랜스젠더 성전환 수술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굉장히 크기에 사회는 이에 맞게 수술 규제 완화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전환 수술을 하고 최근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들은 “한 개인을 특정지어 말하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도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입학하는 선례가 남는 순간 트랜스젠더리즘이 기존 사회의 성별 위계질서를 강화할 위험이 있는 만큼, 여군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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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을 한바탕 떠들썩하게 만든 ‘숙대 사태’의 의의는 무엇일까. 이들은 지금껏 사실상 금기시된 트랜스젠더라는 주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점을 들었다. 변씨는 “그동안 트랜스젠더 문제는 있어도 없는 것처럼 쉬쉬해 왔다”며 “그렇게 흐린 눈으로 살았는데 A씨 사건을 계기로 공론화가 이뤄진다면 서로 의견이 다른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의견차를 좁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씨 역시 “현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가 소수자로서 겪는 고통도 우리가 공감할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리즘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