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 러시아산 유연탄 쓰면서"…레미콘·건설사vs시멘트 공방

시멘트사 가격 재인상 추진에 레미콘·건설사 '발끈'
러시아산 유연탄, t당 200달러 넘나들다 6월 183달러로
시멘트사 반박 "러시아산도 가격 높아…호주산 사용 불가피"
  • 등록 2022-08-08 오후 4:29:45

    수정 2022-08-08 오후 4:29:45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시멘트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겠다고 나선 가운데 레미콘사와 건설사의 불만 터져나온다. 특히 가격 인상의 핵심 이유로 꼽히는 유연탄 가격 산정이 적절한지를 놓고 양측 의견이 맞붙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재개발단지 공사현장에서 레미콘 트럭이 운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업계와 건설사에서는 올 초 시멘트 가격을 15~18% 올렸을 당시는 유연탄 가격 상승분이 워낙 컸기 때문에 인상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 인상에 나서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멘트 업계가 호주산 유연탄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데 실제 구매가격은 시세보다 훨씬 낮다는 점과, 호주산보다 가격이 낮은 러시아산을 활용해왔다고 꼬집는다.

경제제재가 발표된 직후 러시아산 유연탄에 오히려 할인이 적용돼 가격이 더 저렴해졌다고도 주장한다. 현재 이들이 추산하는 시멘트사의 실제 유연탄 구매가격은 t(톤)당 233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인상분을 감안했을 때 시멘트사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더욱이 러시아산 유연탄 가격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상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 평균 단가는 올 초 시멘트 업계가 인상을 통보했을 당시 t당 151.2달러에서 인상을 반영한 2월 205.52달러까지 뛰었다. 이후 3월 203.07달러, 4월 191.3달러, 5월 200.74달러로 등락을 거듭하다 가장 최근 실적을 발표한 6월 기준 183.41달러로 내려갔다.

레미콘사와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 업계에 “원가 내역이 드러나지 않아 어떤 근거로 가격을 인상하는지 알 수 없다. 시멘트 생산원가는 각 사마다 다른데 시멘트 가격이 거의 비슷한 것은 담합차원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유연탄 구입 부문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과정을 공식적으로 오픈하고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이같은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수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러시아산을 사용기도 하지만 그조차도 당초 가격 상승분에 반영한 것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

더욱이 계약관계에 따라 러시아산 사용이 어려울 경우 t당 400달러에 육박하는 호주산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해명한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은 지난해 평균 t당 137달러(호주산 뉴캐슬 6000㎉/t 기준)에서 올해 2분기 376달러로 174% 급등했다. 이후 지난 7월 평균 415.94달러를 찍었고, 8월 첫주는 392.84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올 초 가격 상승을 통보했을 당시 톤당 150달러를 기준으로 했는데 호주산이든 러시아산이든 모두 그것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며 “업체별로 계약사안은 다르지만 이미 계약한 러시아산 물량을 다 소진한 경우 가격 할인에 유리한 연간계약이 아닌 스폿계약으로 호주산을 써야 하는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와 레미콘사에서)시멘트 원가를 얘기하는데, 지난해 말 30평형 민간아파트 분양가 대비 시멘트 투입 비용은 0.43%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공개를 하려면 건설사의 원가나 이익률까지 모두 함께해야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앞서 올초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삼표시멘트는 9월 1일자로 포틀랜드 시멘트(OPC) 기준단가를 t(톤)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하는 내용을 공문을 레미콘사들에 보냈다. 한일시멘트 역시 다음 달 1일부터 t당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5.0% 인상을 추진한다. 쌍용C&E와 성신양회 등 다른 대형업체들도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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