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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26일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오픈 컨퍼런스’를 열었다. 지난 5월 발족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연합) 참여 기업 간 소통과 협업을 확대하기 위한 자리였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엔 총 530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80개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중이다.
이날 컨퍼런스는 메타버스에서 진행됐다. 처음부터 신세계는 아니었다. ‘메타버스는 이제 첫걸음’이라고 볼만한 모습이 연출됐다. 전체 채팅 창에 ‘어디로 가야 하느냐’, ‘마이크를 꺼달라’, ‘본인 이름이 안 보인다’ 등 참관객 문의가 빗발쳤다. 온라인 세상에 익숙지 않은 세대라면 충분히 허둥댈법하다.
전체 안내 메시지엔 ‘사람이 가장 많은 채널1에서 소통해달라’는 주문이 떴다. 채널1로 바꾸려 하자, 예상치 못한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했다. 프로그램을 강제로 껐다 켜야 하는 오류를 두 번 겪었다. 그래픽 설정에서 해상도를 올리자 그제야 화면 속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충분히 만족하기까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과기정통부 메타버스로 첫걸음은 이렇게 시작됐다.
김정삼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축하 인사에서 “메타버스는 청년들에게 꿈을 주는 중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정책관은 메타버스 내 경제가 활성화돼 그 속에서 생산적인 활동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향후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메타버스 시장 경제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의 메타버스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단순 아이디어나 콘텐츠 제작이 아닌 지속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제안해달라”며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메타버스에선 가상의 아바타가 나를 대신한다. 오프라인 컨퍼런스보다 상대방과 네트워킹이 수월하다. 명함교환도 쉽다. 플랫폼에서 이 기능을 지원하면서 상대방의 명함이 자동으로 저장됐다. 발표 화면도 두 번 클릭하면 전체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물리적 거리 때문에 내용을 놓치는 일은 겪지 않아도 된다.
오프라인 행사라면 참관객이 무대를 향하는 일은 없다. 메타버스에선 참관객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모든 아바타가 모여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행사에 대한 문의도 쉽다. 전체 채팅 창에 글만 올리면 된다. 가상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초반의 어수선함을 감수하면 신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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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조쉬 애논 로블록스 제품관리 리더는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얼마나 충실하게 나타내느냐가 성공을 가르는 요소”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아바타 피델리티(충실도)’를 메타버스 흥해의 첫손에 꼽았다.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에 주력했던 것이 로블록스의 흥행 요인이라고도 했다.
조쉬 애논 리더는 “메타버스끼리 상호 연결은 대규모 기술 통합이 필요해 몇 년은 걸릴 것”이라며 “중앙 장소에서 (메타버스 내) 구매 제품의 추적이 가능한 증명 방법도 논의될 것이다.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기술”이라며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긴밀한 연결도 예상했다.
임희윤 한국전파진흥협회 센터장은 “내가 접속하지 않더라도 메타버스가 상시 동작해야 하고 경제 흐름이 일방향이 아닌 사용자 간에도 상호 동작해야 한다”며 “창작에 대한 보상을 통해 이용자 간 거래가 가능하고 스스로 확장할 수 있는 서비스 기획이 필요하다”고 메타버스 사업보고서에 대한 설명을 보탰다. 최종보고서 제출 시기는 11월 말까지다. 민간에서 기획한 우수 과제는 차년도 공모사업 제안요청서에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