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화 서명운동까지 시작…`강제징용 해법` 후폭풍 거세지나

시민사회단체, 9일부터 서명운동 시작 "무효화 때까지"
11일 서울광장서 범국민대회…野 지도부까지 참석
외교당국 설득에도 배상금 지급까지는 시일 걸릴 듯
  • 등록 2023-03-09 오후 4:30:48

    수정 2023-03-09 오후 7:30:26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범국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을 두고 시민사회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친일 굴욕외교 해법`이라며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며 연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9일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한 이들은 이번 주말 서울광장에서 해법 무효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도 연다.

정의기억연대·민족문제연구소 등 611개 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 무효!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단체 측은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은 한국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사법주권을 훼손한 해법”이라며 “반인권, 반헌법, 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6일 외교부는 행정안전부 산하의 피해자지원재단이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원고 피해자들에게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대신 지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강제징용 피해 배상 방안을 발표했다. 재원은 민간 기업의 자발적 기부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본의 사과 △피고 기업의 배상금 참여 등 핵심 조치가 빠지면서 ‘반쪽짜리’ 해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 직접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동냥처럼 주는 돈은 받지 않겠다”며 배상금 수령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피해자 지원단체 및 야권에서도 정부 해법안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단체 측은 △강제징용 해법안 폐기 △일본 정부의 사죄 △피고 기업의 배상 등을 요구 사항으로 주장하면서, 정부가 해법안을 무효화 할 때까지 서명운동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11일 서울광장에서는 정부 해법 무효화를 밀어붙이기 위한 범국민대회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까지 참석해 대정부 공세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외교당국은 피해자와 유족 측을 접촉해 해법을 내놓기까지의 경과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꾸준히 설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박진 외교부 장관이 피해자 측을 직접 만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지만, 이들을 설득해 실제 배상금을 지급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원고 15명 중 정부 안에 찬성하는 피해자 측은 4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피해자 전체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피해자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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