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부당지원 조사나선 공정위는 왜 SK·LG로 갔나

삼성 웰스토리

[이데일리 양희동,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사내급식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공정위는 LG, SK그룹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삼성그룹의 사내 급식 부당지원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상반기중에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삼성그룹내 외식업체인 웰스토리의 내부거래 비중이 매년 늘고 있는데도 내부거래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LG·SK 급식거래 실태 조사해 삼성과 비교

23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전담조직인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 18일부터 LG, SK그룹 계열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LG전자(066570), LG그룹서 계열 분리된 아워홈과 SK하이닉스(000660), SK하이스텍이 대상이다. 아워홈과 SK하이스텍은 각 그룹에 대해 급식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들 회사에 참고인 조사를 나선 것은 삼성그룹의 급식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비교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웰스토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그룹 급식을 하고 있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공정위가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웰스토리,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삼성그룹이 단체급식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대해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부당지원을 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1982년 삼성그룹 연수원의 단체급식 및 식음료 서비스사업을 맡아 문을 연 웰스토리는 2013년 물적분할을 통해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028260))의 100% 자회사가 됐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17.08%) 이건희 회장 (2.84%), 이부진 (5.47%) 이서현(5.47%) 삼성전기(2.61%) 삼성SDI(2.11%) 등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다.

웰스토리는 총수일가 지분이 없어 사익편취 금지 규제(공정거래법 23조2) 대상 기업은 아니다. 불공정거래의 유형인 부당지원(공정거래법 23조1항)의 규제를 받는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 규제대상 기업의 자회사(지분 50%이상)도 사익편취 금지 규제대상이 된다.

삼성웰스토리 내부거래 현황. (단위:억원·2017년 기준,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웰스토리 전체 매출 39.1% 내부거래로 올려

지난해 웰스토리는 매출(1조8114억원) 중 39.1%(7096억원)를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 웰스토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37.3%에서 2016년 36.4%, 2017년 38.4% 추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수익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올리고 있어 부당지원 혐의가 짙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지난 2017년, 2018년 배당금은 각각 930억원, 500억원으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지분 32.98%)은 각각 307억원, 16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부당지원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급식에 대한 정상가격을 산출해야 한다. 웰스토리가 계열사와 거래시 가격을 다른 비계열사와 차별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만약 비계열사간 거래보다 비싼 가격으로 계열사에 용역을 제공했다면 부당한 지원 혐의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에 대한 부당지원 조사는 지난 2017년 이낙연 국무총리가 김 위원장에게 “국내 단체급식 시장에서 대기업·중견기업의 과점 여부 등 실태점검 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5조원 규모의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대기업 6개사와 중견기업 5개사가 80%를 독과점하고 있다. 나머지 1조원을 놓고 4500여개사가 각축을 벌이는 구조다.

부당지원은 경쟁 제한성을 엄격히 따져야 하기 때문에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웰스토리에 대한 부당지원으로 급식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의 경쟁이 제한됐는지 여부도 따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다른 그룹과 달리 내부거래 해소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공정위가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그룹은 일감몰아주기 혐의가 받던 물류회사 판토스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전량 미래에셋대우PE에 팔고, 서브원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부를 분할 한 뒤 지분 상당 부분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