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3일은 절기상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다. 봄이 왔지만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봄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모이기를 꺼리는 만큼 대대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밸런타인데이 등 이 시기에 폭발적으로 주목을 받던 이슈들도 관심이 덜할 정도로 소비심리가 위축돼서다.
| 서울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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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설 명절 연휴기간(2월 11일~14일) 이후에나 신학기 또는 새해 봄맞이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보다는 온라인이나 이른바 ‘라방’(라이브 커머스 방송) 위주로 실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곳도 있다.
대형 쇼핑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입점 매장에서 개별 할인행사 정도만 진행할 뿐 몰에서 주체적으로 실시하는 대대적 이벤트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적으로 2월은 입학과 졸업, 밸런타인데이 등이 있는 데다 명절 전후라는 점까지 더해져 소비에 관대한 시기로 꼽혀왔다. 유통가도 이를 겨냥해 다양한 행사로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였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 2월의 경우 주요 백화점들은 ‘새로움을 만나 봄’(롯데백화점)이나 ‘새 학기 슈퍼위크’(신세계백화점) 등의 테마로 최대 70% 할인하는 특가전 등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당시 설 연휴가 2월 2일~6일까지로 길었던 만큼 명절 이후 고생한 주부들을 겨냥해 여성의류 특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IFC몰이나 스타필드, 롯데몰 등 대형 쇼핑몰도 ‘도심에서 연휴를 즐기자’는 콘셉트로 한옥 포토존, 전통놀이 체험 등 어른과 아이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 이벤트를 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커지며 야외활동을 꺼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2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5%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4% 역신장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오프라인 행사를 최소한으로 열려고 한다”며 “일단은 설에 집중하고 있다. 봄맞이 행사는 명절 이후에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