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꿈의 물질' 그래핀 활용, 강철보다 강한 소재 구현

이재현 교수팀, 삼성디스플레이·부산대·KIST와 공동연구
“초경량·초고강도 특성…자동차·우주 항공 분야에 활용”
  • 등록 2024-03-18 오후 4:35:06

    수정 2024-03-18 오후 4:35:06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아주대 연구진이 ‘꿈의 물질’ 그래핀을 이상적으로 구현하는 새로운 적층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초경량·초고강도 특성을 가진 복합소재를 구현해 냄으로써 향후 소형 전자기기와 자동차·우주항공 분야에서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아주대 제공
아주대는 이재현(사진) 첨단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삼성디스플레이·부산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에서 이런 성과를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아주대 교내 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Nature Communications)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공법을 통해 수백 층의 그래핀이 고분자 필름 내부에 적층 배열된 세계 최고 성능의 초경량·초고강도·고열전도 복합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꿈의 물질’ 그래핀(graphene)은 두 개 이상의 물질이 결합 돼 각각의 물질보다 더 좋은 물성을 나타내는 복합소재의 가장 이상적 형태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매우 가볍고 높은 열전도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뛰어난 특성에도 불구, 실제 그래핀 기반 복합소재의 특성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래핀의 층수가 작아질수록 입자의 응집 현상이 도드라지는 원천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복합소재를 이루는 기지(Matrix) 내에서 단층의 그래핀을 균일하게 분산하거나 이를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유식 공법에 주목했다. 부유식 공법은 작은 힘에도 쉽게 깨지는 낮은 밀도의 유리를 높은 밀도의 주석 (Molten Tin) 위에 띄워 원하는 두께와 크기로 가공하는 방법이다. 낮은 밀도와 소수성을 가진 그래핀에 얇은 고분자막을 코팅한 후 물 위에 띄운 다음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고 롤러 구조물에 이를 말아 올림으로써 빠르고 정확하게 적층 배열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연구팀은 이러한 과정을 반자동화 공정으로 구현, 복합소재를 제조했고 적층 간격과 크기, 두께 등을 원하는 대로 조절했다. 또한 제조한 복합소재의 강도와 탄성계수가 혼합물의 법칙(rule of mixture)을 그대로 따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그래핀이 가진 물성을 완전히 보존할 수 있는 이상적 복합소재 구조를 구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는 이재현 아주대 교수와 이승기 부산대 재료공학부 교수, 조성호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교신저자를 맡았다. 제1저자로는 아주대 김승일 박사과정 학생(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이, 공동 제1저자로 문지윤 아주대 박사후연구원(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과 형석기 아주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과정 학생(신소재공학과)이 참여했다.

이재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복합소재는 일괄공정이 가능하며 크기와 두께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어 그래핀 복합소재의 양산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추가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초소형 스마트 전자기기 및 우주 항공·자동차 산업에 사용되는 초경량·고강도 복합소재로의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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