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재사용' 웨이퍼 연마패드 첫 도입…협력사와 공동개발

패드 폐기 비용·온실가스 배출 등 긍정적 효과
협력사와 공동개발로 소부장 생태계에도 기여
  • 등록 2021-07-08 오후 2:55:45

    수정 2021-07-08 오후 9:06:01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웨이퍼(원판)를 평탄화하는 연마 패드 재사용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반도체 웨이퍼 화학적 기계연마에 사용되는 폴리싱 패드(사진=에프엔에스테크)
삼성전자는 에프엔에스테크와 화학적 기계연마(CMP) 패드 재사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CMP 패드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화학·물리적으로 연마해 평평하게 만들 때 필요한 부품이다. 반도체 웨이퍼 위에 연마 소재인 CMP 슬러리를 주입한 뒤 패드를 회전하면서 웨이퍼를 평탄화한다. 폴리우레탄 소재인 CMP 패드는 보통 사용한 뒤 소각하는 소모품이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CMP 패드 구매·폐기 비용, 온실가스 배출 문제 등으로 재사용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삼성전자는 매달 CMP 패드 수만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반도체 공정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에프엔에스테크 자체 환경 평가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CMP 패드 사용량의 30%를 재사용 패드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량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

특히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에 기여했다는 평도 나온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삼성전자 요구에 따라 생산한 CMP 패드를 올해 초부터 실제 반도체 제조라인에 적용했다. 현재까지 공급량은 적지만 CMP 패드를 재사용하는 것은 업계 최초다.

이번에 개발한 재사용 CMP 패드는 신제품과 비교해 100% 가까운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CMP 패드는 웨이퍼와 맞닿는 패드와 접착재, 서브 패드 등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와 에프엔에스테크는 기존에 사용한 CMP 패드 4장을 분리, 마모된 부분을 충전하고 일정한 두께로 재경화하는 방식으로 재사용 CMP 패드를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에프엔에스테크는 재사용 CMP 패드 관련 공동 특허도 출원했다.

CMP 패드 업계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CMP 패드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CMP 패드는 70~80%가 미국 듀폰 제품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국산 재사용 CMP 패드를 도입하면서 국내 소부장 생태계가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에프엔에스테크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재사용 CMP 패드 성능 평가를 지속하며 도입량을 늘려 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MP 패드 재사용으로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고 관련 비용 또한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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