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상하이에 대기 선박이 쌓이는 등 공급 병목, 운송 적체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11일 보고서에서 “중국 봉쇄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심화시키고 운송료와 투입 비용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 상품 수출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성장 둔화는 상품 수요와 가격 상승을 일으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상하이는 중국 항만 물동량의 5분의 1을 처리하는데 상하이 물동량이 4월초 급감했다. 3월말 대비 80% 수준이다.
피치는 “중국 당국은 노동자들을 공장과 상하이 항구에서 숙식하도록 해 외부 접촉을 차단하면서도 공급망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각종 제약으로 인해 선박의 선적 속도가 느리다”고 평가했다. 해운 분석기관 윈드워드(windward)에 따르면 상하이 항구엔 2월에만 해도 260척이 대기했으나 4월 중순엔 500척 가량이 대기하고 있다.
피치는 “(수출 제조업체에서 항만까지 오가는) 트럭 운전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트럭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하이 항구에서 선박 대기 시간이 급증해 4월의 선박 처리량이 5.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의 항만 물류 적체 현상이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피치는 “반도체 리드 타임이 3월에 추가로 증가했고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 해안(태평양 동부 방향)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팬데믹 이전보다 두 배 길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LA항구의 혼잡은 올해초 정점을 찍은 후 상당히 완화됐지만 이는 일시적일 수 있다”며 “상하이에 정박된 선박들이 결국 미국 서부 해안 항구로 향하게 돼 있기 때문에 여름에는 미국 항구도 혼잡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미국 항구는 이미 인력 부족과 유통 채널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월 미국 컨테이너선 수출 체류 시간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롱비치항과 LA항은 미국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항만 적체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