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말 게임업체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대한 투자를 줄였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경쟁당국의 심사에 가로 막히면서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 웨렌 버핏.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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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액티비전 주식 약 740만주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6014만4980주에서 12월 31일 기준 5271만7075주로 감소했고, 지분율은 7.69%에서 6.74%로 낮아졌다.
버핏은 지난해 상반기 블리자드의 주식을 계속 매입했다. MS가 지난해 1월 블리자드를 주당 95달러, 총 68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투자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버크셔 헤서웨이는 액티비전의 지분을 평균 77달러대에 구매했다. 하지만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경쟁당국 M&A 심사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주가가 77달러 아래서 머물자 일부 지분을 팔아버린 것으로 해석된다.
버핏은 지난해 버크셔 연차총회에서 “이익이 제한적이다. 95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 96달러를 받을 수 없는 거고, 딜이 무산되면 주식 가치가 4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687억달러 규모의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영국 경쟁당국도 기업결합(M&A)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지 상황이다. 이번 딜로 게임 콘솔 및 PC 비디오게임, PC운영체제 유통에 대한 경쟁이 줄어들 우려가 크면서 경쟁당국이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MS는 닌텐도와 ‘콜 오브 듀티’를 10년간 제공하는 계약 등을 맺으면서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고 있지만 경쟁당국들은 MS가 게임시장의 지배력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심지아 운영체제(OS)에서도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