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SRE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평가등급에 대한 신뢰도가 뚜렷하게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신용평가등급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음을 느껴왔는데, 변화에 대한 이러한 평가가 이제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혁을 위한 시장의 날선 비판과 변화를 위한 신용평가회사의 치열한 고민들이 모여 시장이 원하는 모습으로 점차 수렴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이유에 대한 위기의식과 뼈를 깎는 자기반성으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 신평사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신뢰도 개선과 관련해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현재의 모습은 ‘나아지고있음’이며 아직 ‘충분히 좋음’의 단계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장의 발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러한 노력들이 종종 아무런 결과도 없이 낭비되었던 적이 있음을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숨이 차더라도 지금의 추진력이 떨어져서는 안될것이다. 잘하고 있을 때 흔히 나타나는 한타임 쉬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시장의 이러한 자발적인 움직임은 모든 시장참가자들로부터 존중받을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규제산업의 성격이 강한 신용평가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이지나치게 소외받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행되고 있는 시장개선에 정부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당국의 정책의지는 시장의 모습을 바꾸는 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장의 자율성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빈자리를 메우고, 원활한 의견교환과일관된 정책추진으로 시장의 근간을 받쳐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