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는 “전통적인 묘지는 바람과 태양에 노출된 야외에 있고, 아무 의미도 없는 맨 무덤만 바라보게 된다”며 “디지털 묘지는 가족들이 한 곳에서 돌아가신 가족의 사진 전시를 함께 볼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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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정부가 도시 내 토지 부족 및 급속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면서 최근 ‘디지털 묘지’와 같은 새로운 장례·성묘 문화에 대해 사회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지털 묘지는 시체는 대부분 화장하고 물리적인 묘는 따로 두지 않는다. 대신 유골이 안치된 곳에서 향을 올리거나 꽃을 바치는 추모 행사를 할 수 있고, 온라인상 마련된 가상의 장례·추모 공간에 고인의 사진과 영상을 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인구가 14억명에 달하는 만큼 시체 매장을 허용하면 묘지가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사망자는 1040만명으로 6년 전인 2016년보다 6.7%(66만명) 증가했다. 유가족 대부분이 화장을 선택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땅을 사서 존경의 표시로 유골을 묻고 있다.
토지 부족과 인구 고령화 등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른 게 디지털 묘지다.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경제성이다. 베이징 타이즈위 묘지에서 지불하는 디지털 장례비는 약 5만6000위안(약 1020만원)인데 이는 전통적인 야외 매장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더욱 개인화된 장례식을 원하는 중국인들이 증가하면서 ‘토지 절약형’ 장례도 가능하다. 약 20㎡ 규모 공간에서 기존 야외 무덤이라면 6개 묘지를 만드는데 그쳤다면, 디지털 묘지는 150개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자 장례 서비스업체인 베이징 줄리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베이징에서 약 7000개 이상의 디지털 묘지가 판매됐다.
‘무덤의 디지털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상하이에 있는 푸수위안(Fu Shou Yuan)은 메타버스 형태의 장례·성묘 서비스를 선보였다. 온라인상에 마련된 가상의 장례·추모 공간에서 고인의 목소리와 생전 모습을 올리기도 하고, 가상 애완동물을 키우는 등 여러 세대에 걸쳐 가족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식이다. 이들의 목표는 고인의 모든 디지털 흔적을 한곳에 통합해 회고록을 만드는 것이다. 이 회고록을 통해 미래 세대가 고인이 생전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묘지 등과 같은 기술적 발전은 청년실업난과 맞물려 중국 젊은층의 장례업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웨이보에서 “장례식장은 취업률 100%”라는 해시태그가 2억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기록적인 청년실업률이 발생하는 시점에 장례 관련 직종이 유망한 직업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