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무릎에 물이 찼다고 하는데, 빼야하나요?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 등록 2021-11-03 오후 2:29:18

    수정 2021-11-03 오후 5:46:23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몇 년 전 왼쪽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던 주부 김씨(47)는 무릎 관절염으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통증이 호전되자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왔는데 얼마 전 무릎이 붓고 아파서 걸을 수가 없었다. 물컹하게 부어 오른 좌측 무릎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우측 무릎과 차이가 컸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주사로 무릎에 찬 물을 빼고, 연골주사 치료를 받아야 했다. 물컹물컹 무릎에 찬 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무릎 관절 안에는 소량의 관절액이 존재하는데, 관절액은 끈적끈적한 점성을 띄는 꿀과 같은 형태의 액체로 무릎을 움직이는데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런 관절액을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활막인데, 활막이 외상이나 감염 등의 이유로 자극을 받게 되면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관절액(윤활액)을 과다하게 분비하게 된다. 이런 상태를 우리는 무릎에 ‘물이 찼다’고 표현하다. 무릎에 물이 차게 되면 뻑뻑하게 느껴지고 구부릴 때 통증이 있거나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이럴 경우 무릎에 찬 물을 빼고 윤활유(연골주사)를 맞는 게 좋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에 물이 차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외상에 의한 것으로 골절이나 연골판 손상, 십자인대 손상 등이 발생하면 붓고 아프면서 물이 찰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감염에 의한 화농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관절염, 연골연화증 등이 심해졌을 때도 염증으로 인해 물이 찰 수 있다.

무릎에 무릎 차면 통증이 발생하고,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부종이 생기거나 열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무릎을 구부릴 때나 체중을 실을 때 무릎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운동범위가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무릎에 물이 많이 차게 되면 무릎 내 압력이 높아져서 관절이 뻣뻣해지고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 무릎의 가동범위가 줄면서 정상적인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무릎에 물이 찬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무릎 주변 근육이 퇴화되고 관절의 기능이 떨어지고 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무릎 관절 주변 구조물들이 손상되기 쉽다. 따라서 무릎에 물이 많이 찼다면 무릎 내부의 압력을 줄여주기 위해 무릎에 찬 물을 빼주는 것이 좋다.

무릎에 찬 물을 뺄 때는 주사기로 물을 뺀 후 관절강 안으로 치료제를 넣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외부 공기 유입에 의한 감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무릎에 물이 찼을 때는 빼주는 것이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무릎을 다친 이후 무릎에 물이 차면서 붓는다거나 다친 적은 없지만 무릎이 붓고 벌겋게 열감이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감염에 의한 화농성관절염의 경우 증상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심하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찼다면 휴식을 취하면서 얼음찜질 등으로 1~2일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그때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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