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이어 광고제작·마케팅도 '친환경' 바람

‘영상 재활용’으로 광고에 드는 전력 낭비 막고
종이 인쇄물엔 ‘친환경 용지’·‘콩기름 잉크’ 이용
광고업계도 세트장·소품 친환경 제품 도입 변화
ESG 경영·‘친환경’ 원하는 소비자들 변화 원인
  • 등록 2021-09-06 오후 4:32:35

    수정 2021-09-06 오후 4:32:35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이어 기업들의 광고나 마케팅 기법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친환경 제품, 공정을 넘어 광고·포스터 제작부터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윤활유 관련 사업을 벌이는 SK루브리컨츠는 자사 제품인 ‘SK 지크 제로’ 광고 영상 제작 과정과 포스터 제작, 이벤트 경품에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찐’ 환경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윤활유를 개발하고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용기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고와 마케팅에도 환경친화적 요소를 접목했다.

배경 합성을 줄인 SK루브리컨츠의 ‘SK 지크 제로’ 광고 (사진=SK루브리컨츠)
SK루브리컨츠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광고 촬영 과정에서 들어가는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데 힘을 쏟았다. 자연광과 자가발전 조명을 사용하고 제품 배경 합성은 최소한으로 진행했다. 또 60초 광고 영상 중 8초 분량의 자동차 주행 장면을 2014년에 제작한 기존 영상을 재사용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도 줄였다.

광고 포스터도 친환경으로 제작했다. 완성된 포스터는 100% 생분해가 되는,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에 인쇄했다. 유튜브 광고 영상에 달린 댓글을 선정해 작성자들에게 제공하는 경품은 친환경 노트북 거치대와 친환경 티셔츠를 준비했다.

친환경 마케팅 바람은 스포츠 대회의 모습도 바꿔놓았다. 태양광 사업을 벌이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지난달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 2021’ 주최사로서, 대회 기간 사용하는 제작물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다. 종이 인쇄물은 자연 분해가 쉽도록 친환경 용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다.

운영진 유니폼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원사로 제작하고, 생수도 플라스틱 병이 아닌 종이 팩 형태로 제공했다. 대회 우승자에겐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되는 전나무도 수여했다.

이다연이 29일 강원 춘천에 위치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화 클래식 2021’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은 우승자에게 주어진 전나무. (사진=한국여자프로골프·뉴시스)
이 같은 움직임은 광고업계 전반으로도 퍼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96개 협력업체와 친환경 실천 협약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광고 촬영 세트장이나 소품에 친환경 제품을 우선 활용하고, 의류나 소품을 재활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촬영·편집 작업 때 고효율 장비를 이용하고 전기차나 태양열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활용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친환경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 변화와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전과 달리 소비자들은 제조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만 20세 이상 KB국민카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31.6%는 제품·서비스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54.3%는 ‘10% 이내’의 추가 비용을 내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마케팅과 활동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직접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올린 전력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캠페인 영상은 유튜브에서 총 2100만회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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