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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놓고 토종 기업 간 다툼 예고
29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모든 정보 시스템(1만9개)의 46%를 2025년까지 민간 클라우드 센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올해 57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내년엔 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400억원 가량을 쏟는다. 5년간 총 8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클라우드센터(54%)에 할당된 비율이 더 큰 데다 규제로 인해 사실상 내부 업무에는 클라우드를 쓰기 어려운 구조여서 실제 민간 클라우드 활용률은 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자원 통합기준’ 고시에는 행정기관 내부 업무 처리에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내용(제10조) 등이 포함돼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행안부는 클라우드 활용을 저해하는 현행 고시를 개정하기로 하는 등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 기업은 인증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5년이 넘도록 인증을 받은 곳이 전무한 상태다. ‘46%’를 두고 국내 기업들의 싸움이 예고돼 있는 셈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달 공공기관용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뉴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았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지난 6월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아 공공 시장에 참전했다.
산업 특화 클라우드 뜬다…당분간 AWS·MS ‘투톱’ 체제
민간 분야에선 산업 특화 클라우드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의료처럼 규제가 엄격한 산업 분야 등을 위한 맞춤형 클라우드가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1위 기업인 AWS도 최근 개최한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리인벤트’에서 금융, 자동차, 제조 산업 분야를 겨냥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꺼번에 공개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 기업(MSP)인 베스핀글로벌의 정현석 상무는 이런 흐름에 대해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 단순히 데이터를 옮기는 ‘리프트 앤 시프트’ 방식에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며 “각 SaaS에는 산업별 고유의 시스템·운영 방식이 담겨 있어 (산업별 클라우드가) 고객의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은 당분간 AWS와 MS의 ‘투톱’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점유율은 AWS가 33%로 가장 높았다. AWS의 뒤를 쫓고 있는 MS는 20%로 2위를 차지했으며, 구글클라우드는 3위(10%)였다.
구글의 경우 2019년 오라클 출신의 토마스 쿠리안 CEO가 사령탑에 오르며 2023년까지 클라우드 시장에서 ‘톱2’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쉽사리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주요 SaaS 기업을 인수하지 않는 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독과점 규제로 기업 인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