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8~10월 실적 악화할 듯…美정부 코로나 대응 실수 때문"

"美정부 코로나 대응 일관되지 못해 수요 줄어"
부정적 전망 제시후 장 마감후 주가 6% 급락
韓·日·獨 등 통제 성공한 나라에선 개선 조짐
  • 등록 2020-08-13 오후 1:40:15

    수정 2020-08-13 오후 1:40:15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 및 보안시스템 업체 시스코가 올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시스코는 또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스코는 오는 10월에 마감하는 분기(2021회계연도 1분기)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가 예상하는 7% 감소율을 크게 웃돈 것이다. 주당순이익은 전망치도 0.69~0.71달러로, 월가 예상치 0.76달러를 하회했다.

척 로빈슨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코로나19에 따른 결과가 지금쯤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미국 (정부)의 실수로 회사 전망도 흐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 전국적으로 일관된 테스트가 진행됐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의 코로나19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빈슨 CEO는 다만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한 국가들에서는 IT 수요가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한국, 일본, 독일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역시 전반적인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스코 사업 중 미주 지역은 약 60%를 차지한다. 유럽과 아시아는 각각 6%, 7% 수준이다.

로빈슨 CEO는 경기침체에 대비해 10억달러를 줄이겠다며, 이를 위해 직원 일부를 감원하고 조기퇴직을 포함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켈리 크레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은퇴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부정적인 전망에 이날 이날 시스코 주가는 장 마감 이후 6% 이상 폭락했다.

한편 시스코가 이날 발표한 지난 7월 25일 마감한 2020회계연도 매출은 122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9% 감소했지만, 월가 예상치(120억8000만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억달러로 전년 동기 22억달러 대비 19% 늘었다. 주당순이익은 0.8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 줄었으나, 이 역시 월가 예상치 0.74달러와 시스코가 제시한 가이던스의 0.72~0.74달러를 상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요 수익원이자 하드웨어 사업인 인프라 플랫폼 매출이 16% 감소했으며, 소프트웨어 사업인 애플리케이션(앱) 매출도 9% 줄었다. 반면 보안 관련 매출은 10% 증가했다. 시스코는 일부 고객들이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서비스 및 제품 구매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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