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한미·한일·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대면 협의를 하는 것은 지난 2월 하와이 호놀룰루 회동 이후 약 넉 달 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김 본부장은 3일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끊임없는 핵무기 추구는 결국 우리의 억제력을 강화시킬 뿐”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북한이 가고 있는 길은 스스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길이며 장기간의 고립은 이미 심각한 경제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위한 길은 하나 남아있다”며 “그 때문에 북한을 대화와 외교의 길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 대표는 미국의 핵우산이 한국과 일본의 철저한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일본 동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며 모든 우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지역 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와 억제력을 모두 강화하기 위한 군사태세를 장단기적으로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조는 이날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열린 아산정책연구원과 주한미국대사관이 개최한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 영상 기조발언에서 “북한 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인도적 위기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진전 문제를 별개로 본다”며 “우리는 이 둘을 연결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방한 당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제의했으며 중국을 통한 지원 방안도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일의 이같은 기조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제약하는 한편,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아산연구원·주한미국 대사관 주최 심포지엄에서 패널로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있는 진전으로 이어질 경우”라고 선을 그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밝혔다. 그는 대화 테이블에는 ‘제재 완화’도 논의할 수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내주에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차관이 방한, 서울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진행한다. 7개월만 개최다. 북한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3국 공조는 물론, 한미·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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