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고(故) 정인(입양 전 본명)양이 양부모에게 학대당한 정황을 발견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는 아동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6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있는 고(故) 정인양 묘소에 참배객들이 두고 간 과자, 음료, 메시지가 놓여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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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6일 성명문을 통해 “정인이의 비극은 부모와 경찰 외에도 부모로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입양된 데서 출발했다”며 “입양 부모 검증·사후관리 책임을 졌던 홀트아동복지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23일 1차 기자회견을 여러 홀트아동복지회의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입양특례법에 따르면 입양기관은 입양이 성립된 후 1년 동안 상호 적응 상태를 관찰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정인양의 입양 허가가 결정된 작년 2월부터 홀트아동복지회가 1년간 사후 관리를 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단체는 주장하고 있다.
단체는 “정밀검사를 할 필요도 없이 야위고 피부가 검게 변해가고, 곳곳에 상처를 가지고 있는 정인이에 대한 사후 관리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라며 “만약 학대를 알면서도 파양이 두려워 은폐했다면 아동학대를 방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양 부모의 서류상 하자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또 “정부는 입양 절차를 민간에만 맡겨 두지 말고 입양 아동의 이익을 위해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입양 절차 개선 노력과 함께 홀트에 대한 특별 감사를 통해 합당한 조치를 하라”고 덧붙였다.
홀트는 지난달 31일과 1월 2일 복지회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참여 게시글을 올렸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후 홀트가 정인양의 학대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글을 내렸다.
홀트 측은 5일 “챌린지 취지에 따라 끔찍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 것이었지만 해당 게시물이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있어 내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오는 7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홀트 항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