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유럽 내 전기차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핀란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시험·평가 거점이 들어선다. 유럽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시험·평가 편의가 커질 전망이다.
시험·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25일(현지시간) 핀란드 에스푸시에서 핀란드 지사 개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KCL은 이곳에 충·방전기와 항온·항습 챔버, 열 충격 시험기 등 배터리 평가를 위한 필수 장비를 구축하고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 기업에 배터리 성능·안전성·신뢰성 시험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핀란드는 최근 그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 유일하게 니켈,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 광물자원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는 이점에 더해, 핵심 소재 생산과 셀 제조, 폐배터리 재활용에 이르는 친환경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주요기업은 물론 중국 등 외국 기업과의 협업도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 기업의 현지 산업협력 거점 역할도 기대된다. 핀란드에 직접 진출한 한국 기업은 많지 않지만 인근 폴란드에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소재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있고, 체코·슬로바키아엔 현대차·기아의 유럽 생산거점이 자리 잡고 있다. KCL은 개소식 당일 유럽계 유로핀즈(Eurofins) 전기전자 핀란드 법인과 배터리 시험·평가 사업 협력과 상호 위탁 등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김정하 주핀란드대사, 김현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유럽본부장, 타릭 모마하메드 유로핀즈 최고경영자(CEO)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민·관 경제협력단은 핀란드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25~26일 현지를 방문 중이다.
정대진 차관보는 “이곳이 양국 배터리산업 협력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권 KCL 부원장은 “이곳을 통해 최고의 시험·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완성차·이차전지 제조기업 간 기술 교류와 연구개발에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