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말까지 반도체 주문적체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앞으로 한국 사업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중국 생산량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상래 SK하이닉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16일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기술동맹’ 토론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종현학술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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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사진) SK하이닉스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16일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기술동맹’ 토론에서 “코로나19로 반도체 수급불균형이 악화했고 수년간 이어져 온 미·중 분쟁도 반도체 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재 SK하이닉스 상황에 대해선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TSMC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팹에서 생산되고 있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와 전원관리 IC는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퀄컴·엔비디아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기업들과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사장은 완성품 제조업체들의 과잉구매가 반도체 수급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인 공급망 문제로 애플 등 완성품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늘리고 있다”며 “출하량 증가율이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은 향후 중국 사업장의 생산량을 줄이고 국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중국 장쑤성 우시에 있는 공장에서 D램의 5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 우시와 충칭 반도체 생산기지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원가 절감 효과를 누렸다”며 “중국에 공장을 운영해 온 지난 20년간 기술 유출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는 이 부사장을 비롯해 로버트 앳킨슨 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회장,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 강기석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조셉 윤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고문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중 간 기술패권 속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배터리 글로벌 공급망 강화 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앳킨슨 ITIF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반도체 생산 부분에 대해 20% 이상의 시장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이 이슈는 최소 10년 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