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카지노 인력 쟁탈전 심화…업계 “치킨 게임 피해야”

  • 등록 2023-11-15 오후 2:20:49

    수정 2023-11-15 오후 2:23:53

인스파이어 리조트 전경 (홈페이지 갈무리)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최근 국내 리조트·카지노 업계가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서비스 업종 기피 현상이 확산되면서 신규 채용이 쉽지 않은데다 연내 인천 영종도에 개장하는 신규 복합리조트에 기존 인력이 몰리면서 서비스에 공백이 생기면서다.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늘었고, 지난 8월부터 재개된 중국인 단체관광의 영향 등으로 호텔과 카지노 부문의 실적 개선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3분기 영업이익 3억4000만원으로 2021년 6월 개장 이후 2년 9개월만에 처음 흑자 전환했다. 파라다이스는 영업이익이 5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고, 순이익은 437억원으로 2.5% 늘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3분기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2% 증가했다.

외래관광객의 증가로 관광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늘었지만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부문 종사자의 이탈이 많았고, 신규 인재는 고용 불안 등의 문제로 관광업 진입을 꺼리면서 구인난이 심화됐다.

여기에 더해 기존 직원의 이직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특히 올해 말 개장을 목표로 한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가 채용을 진행하면서 직원 이탈 규모가 커졌다. 해당 리조트는 지난 7월 및 9월 두 차례에 걸쳐 인천 지역에서 대규모 채용설명회 행사를 개최하는 등 신입 및 경력직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 채용 규모는 총 3500명 수준이며 이에 따른 이직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제주드림타워카지노지부,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LEK)지부, 썬호텔 등 3사 카지노지회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3사 노조는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제주도와 비교되지 않는 임금과 근무환경을 제시해 카지노 종사자들이 많이 떠났거나 떠나려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인스파이어는 카지노, 호텔, 수영장, 쇼핑몰, 대형 회의장, 다목적 공연 전문 아레나, 문화 공간, 워터파크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만큼 필요한 직원과 분야가 광범위하다. 개장이 다가오면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신입의 경우 동종 업계 대비 연봉 수준을 500만~1000만원 정도 높였고, 경력직에게는 업계 최고 대우를 제시하는 등의 조건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에 따라서는 인력 이동에 따른 파급 효과를 크게 체감하고 있다.

한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호텔 식음료, 서비스팀, 카지노, 마케팅, 영업부문 등 여러 분야의 직원들이 인스파이어 쪽으로 이동했는데 신규 입사자보다 경력자들의 이직이 더 많아 타격이 크다”면서 “인사팀에서 채용 진행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고 빠져나가는 인력은 늘다 보니 영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새로운 복합리조트의 등장으로 직원 처우 개선, 시장의 파이 확대 등을 기대하면서도 지나친 인력 쟁탈전과 경쟁 심화로 인한 부작용은 걱정된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복합리조트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인력 유출이 심해 내부적으로 급여 인상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쟁이 계속되면 인건비 부담이 커져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새로운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인력 풀을 늘리는 방안과 함께 업체 간 치킨 게임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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