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벼랑 끝에 선 日..`죽음도 불사`

냉각작업 인력 전날보다 6배 늘려
전문가들, 희생 감수하고 인력 내부 투입해야
  • 등록 2011-03-17 오후 5:05:57

    수정 2011-03-23 오후 2:59:12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일본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해 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에 맞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일본 정부는 갈수록 다급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태 확산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17일 원전 1~4호기에 대한 강도 높은 냉각 작업은 벼랑 끝에 몰린 일본의 상황을 고스란히 나타낸다. 이날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냉각 작업에 투입하는 인력의 수를 당초 50여명에서 300명 이상으로 6배 넘게 늘렸다.

이는 원전 주변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의 수백 배 또는 수천 배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작업 인력들의 피폭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투입, 원자로 폭발을 막겠다는 의도다. 당국은 아예 1일 피폭 허용한도까지 2배 이상 높였다. 전일 방사선 수치가 위험 수준을 넘어서면서 한때 작업자 전원이 철수했던 것과 비교할 때 하루 만에 눈에 띄게 강경해진 일본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피폭, 즉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자위대 헬리콥터를 냉각수 살포에 이용한 것 또한 일본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이를 위해 간 나오토 총리는 기타자와 도시미 국방상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헬리콥터 투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경찰과 소방인력을 통한 지상 냉각수 투입 등 일본 정부는 현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사태의 완전 해결까지 가기에는 여전히 미약해 보인다. 이날 냉각수가 고갈된 3호기에 대한 방수작업이 이뤄졌지만 방사선량은 작업 시작 전과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오히려 원자로 내 기체 압력은 높아졌다. 폭발 위험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또 도쿄전력 직원들의 필사의 노력 끝에 냉각장치에 대한 외부 전원 공급이 일부 재개됐지만 이미 손상된 원자로의 폭발 위험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 일본 원자로 내 구조. 증기 배출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인명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수증기로 가득 찬 원자로 내부에 인력을 투입, 수동으로 증기를 빼내고 핵연료봉 온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폭발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원자로의 경우 이미 노심용융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 만큼 폭발의 위험성이 커 작업에 투입된 인력이 엄청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대규모 폭발로 곧바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그야말로 생명을 담보로 한 방법이다.

일본 정부로선 빼들만한 카드는 거의 다 빼들었다. 지금껏 내놓은 카드들이 사태를 수습하는 데 실패할 경우 일본 정부로선 다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소수의 목숨을 희생시켜야 하는 가장 어려운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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